▲ 5.18공청회에서 발표하는 지만원
[김민호 기자]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 의원 주최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공청회는 광주 민주화 운동의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해온 극우논객 지만원씨(77·사진)가 해당 주장을 되풀이하면 또 다시 허위 사실을 퍼뜨려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공청회는 행사 전부터 지씨의 주장에 동조하는 극우 성향 지지자들이 몰려와 공청회장을 가득 메웠다. 대부분 60~70대 노년층이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김순례, 백승주, 이완영, 이종명 등 한국당 의원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발표자로 나선 지만원씨는 "5·18은 북한특수군 600명이 주도한 게릴라전이었다"며 "시위대를 조직한 사람도, 지휘한 사람도 한국에는 없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5·18 주역들은 북한인과 고정간첩, 적색 내국인으로 구성됐다"며 "작전의 목적은 전라도를 북한 부속지역으로 전환해 통일의 교두보로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씨는 "이제 보수진영이 5‧18에 대해 내는 소리도 공론장에 상륙할 수 있는 교두보가 생겼다"라며 "이 교두보를 만들어주신 김진태, 이종명, 백승주 등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여기 공청회 제목이 '북한군 개입여부를 중심으로'라고 돼 있는데, '부'(否)라는 건 없다. '여'(與) 하나밖에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는 "(북한군 개입이) 다 증명이 됐는데, 이걸 어떻게 하면 모든 국민에게 알리느냐"라면서 "이걸 알면 지금까지 감쪽같이 속아 왔고, 그들에게 충성하면서 그들에게 세금을 뜯기면서 살아온 것이 분해서, 모든 대한민국 국민이 분노해서 일어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국회 5.18 진상조사위원회에 자신이 한국당 추천몫으로 들어가지 못한 데 대해 "김성태와 나경원이 못 들어가게 해서 지금 못 들어가고 있는 처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 지만원씨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이어 지씨는 "전두환은 영웅"이라면서 "그 순발력과 용기가 아니었다면, 이 나라는 쿠데타 손에 넘어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군 개입을 인정하지 않는 이들을 "못 배운 사람들"이라고 지칭하며 "학교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폄훼했다.

또한 지씨는 "당시 광주 상황을 북한에서 전부 생중계했다" "5.18 주역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지금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심 실세들" "광주 시위를 조직한 사람도, 지휘한 사람도 한국에는 없다" 같은 주장도 쏟아냈다.

그는 이날 공청회 자료집을 통해 "광주의 주역들은 북한인, 조총련, 고정간첩, 적색 내국인으로 구성"됐으며 "작전의 목적은 남침의 조건을 확보하는 것이고, 전라도를 북한의 부속지역으로 전환해 통일 교두보로 영구화하려는 것"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세계 최정상급 특공대 600명의 폭동"이라는 문구도 삽입돼 있었다.

공동 주최자인 김진태 의원은 전당대회 준비로 불참한 대신 영상을 통해 "5·18 문제만큼은 우파가 결코 물러서선 안 된다"며 "힘을 모아서 투쟁하자"고 전했다.

이후 이종명 의원은 환영사에서 "폭동이라고 했던 5·18이 정치적 세력에 의해 민주화 운동으로 변질됐다"며 "5·18에 북한군이 개입됐다는 사실을 하나하나 확인해가야 한다"고 지씨의 주장을 거들었다.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순례 의원은 "종북좌파들이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을 만들어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말했고, 백승주 의원은 "한국당이 다시 현대사의 막중한 책임을 맡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5.18단체회원들이 항의를 하고 있다.
한편 같은 시간 현장에는 5·18 유족회 등 공청회에 반대하는 단체들이 나와 지지자들과 충돌하면서 소란도 일었다. 욕설이 오가고 가벼운 몸싸움까지 빚어지자 경찰이 출동해 질서 유지를 요청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행사 도중에는 5.18단체들이 '진실을 왜곡말라' '광주를 모욕하지 말라' 등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펼치며 항의하자 "빨갱이들 입 다물어라" 등 고성이 터져나왔다. 이에 사회자는 5.18단체 관계자들을 내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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