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심일보 대기자]“인류의 발전 뒤에는 히틀러의 희생이 있었다, 히틀러의 등장은 운명적이었다”

지난 2017년 6월 30일 tvN 에서 방송된‘유식한 아재들의 독한 인물평Zone : 유아독존’ 히틀러 편에서 전원책 변호사는 히틀러에 대해 이같은 인물평을 했다. 이어 전 변호사는 "히틀러라는 뛰어난 악인이 등장함으로써 (사람들은)인류 평등에 눈을 뜰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전 변호사의 논리대로라면 전두환 같은 독재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성숙할 수 있었다는 궤변이 성립된다.

히틀러가 당시 독일인들에게 폭발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 중에 하나는 교만, 즉 게르만 우월감을 국민들에게 심었다는 것이다. 니체의 초인철학에 영향을 받은 히틀러는 자기들을 우상시하면서 타민족을 경멸했다. 이는 집단적 우상숭배요 이 우상숭배의 결과는 파멸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일본의 군국주의, 쇼비니즘도 집단적 우상숭배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요즘 우리사회는 이같은 자기중심의 개인적 우상숭배가 집단적으로 모아져 국가의 근본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해 자유한국당은 극우 논객 지만원 씨의 이른바 ‘북한 특수부대 광주 잠입설’을 놓고 논란에 빠졌다. 지 씨의 주장은 그 자체로 논박이 필요없는 저질 음모론이다. 지 씨는 5·18 당시 촬영된 사진 한 장을 내놓고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이 북한 특수부대원이라는 주장을 해왔다. 이들 중 일부가 북한을 나와 한국으로 왔다는 주장도 뒤따랐다. 전부가 허무맹랑한 이야기다. 심지어 지 씨가 지목한 탈북민들이 지 씨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검증이나 토론이 필요한 일이 아니다.

▲ 지만원씨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은 김진태·이종명 의원 주최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5·18 진상규명공청회를 열어 지씨에게 "전두환은 영웅이요 그 순발력과 용기가 아니었다면, 이 나라는 쿠데타 손에 넘어갔을 것"이라는 지켜보기조차 참담한 망언의 자리를 마련해 줬다.

이 자리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향해 '시체 장사', '거지근성' 등의 망언을 한 김순례 한국당 의원과 "5.18을 다시 폭동으로 규정하자"고 주장한 같은 당 이종명 의원이 있었다.

모름지기 정치엔 정도라는 것이 있다. 지지층을 만들어내는 것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 법이다. ‘5·18 북한군 개입설’은 유사 과학에도 속하지 못하는 미신이고, 사기다. 심지어 전두환 씨가 정권을 잡고 있을 때에도 이런 주장은 없었다. 몇몇 인사들이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야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고 볼 여지도 있겠지만, 제1야당이 이런 주장에 멍석을 깔아줬다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다.

지금 한국당에 급한 불은 북미정상회담으로 묻혀버릴(?) 당대표 선거가 아니라 당 해체가 답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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