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짐 로저스
[이미영 기자]"몇 년 내에 세계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빠지겠지만 한국은 북한의 경제 개방이 어느 정도 완충 작용을 해 악영향을 덜 받을 것이다"

삼성증권 초청으로 기업인 대상 강연을 위해 방한한 세계적 투자대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지난해 7월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한국경제 및 대북 경제협력 전망'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 말이다.

 이날 로저스는 "세계는 앞으로 몇 년 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지만 한국은 북한이 개방되고 북한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그나마 영향을 덜 받지 않을까 싶다.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대해서는 준비를 해야하지만 북한의 경제 개방이 어느 정도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다소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스위스에서 생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해외 경험을 고려할 때 개방 의지는 분명하며 한국의 자본과 경영 능력에 북하의 잘 교육된 인적자원과 천연자원이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로저스 회장의 판단이다.

이어"동독 같은 경우 서독과 통일할 때 주변에 폴란드, 체코 등 가난한 나라만 있었고 동독에 돈을 쏟아부어줄 부유한 국가가 없었다"며 "반면 북한은 투자를 충분히 해줄 여력이 충분한 중국이나 한국, 러시아 등 이웃 국가가 있어서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가장 먼저 개방할 수 있는 분야로는 관광업을 꼽았다. 로저스 회장은 "북한은 외부 조건이 허락하는 만큼 빨리 개방하고 싶을 것 같다"며 "아마 가장 먼저 개방될 수 있는 분야는 관광업일 것이다. 80년 정도 폐쇄된 상태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북한이 어떤지 보고 싶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로저스 회장은 남북 경협에 따른 수혜주와 관련해 "나는 아직은 이런 상황을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지금 대한항공 같은 경우는 주식을 조금 사놓기는 했지만 그 외에 북한이 개방되고 통일이 되는 것에 대비해 정확히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짐 로저스가 주목할 북한 투자처는

북한경제전문가 IBK 경제연구소의 조봉현 부소장은 13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다음 달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로저스에 대해 "2007년도에 평양을 한번 방문을 한 적이 있는 로저스는 그때는 그냥 큰 목적 없이 방문을 했던 거고요. 지금 방문 자체는 실제 북한이 비핵화 이후에 경제 개발할 때 투자처로서 과연 어느 정도 그런 가능성이 있는 건지 아마 이런 것도 논의를 하기 위한 그런 목적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이 로저스를 초청에 대해서는 "결국은 대북제재 이후에 북한의 경제개발 과정에서 외국 자본들을 유치하기 위한 그런 어떤 메시지가 있는 것 같고요. 또 하나는 미국에 대해 주는 신호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즉 비핵화 이후에 북한의 경제 부국 말로만 하지 말고 실제 이런 세계적인 투자가가 가서 투자할 수 있도록 좀 대북제재를 대폭 완화해라. 이런 어떤 미국에 주는 암시도 좀 가지고 있지 않나 이렇게 저는 보이고요. 실제적으로 짐 로저스가 북한을 방문하게 되면 단순한 방문이 아니고 아마 원산을 비롯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관심 있는 투자처에 현지 방문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그쪽 지역에 실질적으로 짐 로저스가 투자를 하거나 또는 투자하는 기업을 좀 연계하는 그런 쪽의 구체적인 논의까지도 이루어지지 않을까 이렇게 전망해 보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또 조 부소장은 로저스의 전재산 투자 발언과 관련, "그건 좀 상징성이고요. 북한에 전재산까지는 아니지만 그 정도 북한이 향후에 지하자원이라든지 그다음에 북한이 가지고 있는 관광에 대한 메리트 등등 이런 것을 봤을 때 투자의 가치가 그만큼 높다는 그런 의미로 봐야 될 것 같습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짐 로저스 정도면 아마 대규모 투자 형태를 고려할 것으로 보면 북한의 지하자원 쪽에 아마 관심을 가질 것 같고요. 그다음에 원산의 대규모 리조트 개발부터 해서 관광사업에 대한 투자, 이런 쪽에 아마 많은 관심을 갖고 또 실제적으로 투자를 타진을 하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짐 로저스, 누구?

짐로저스는 1942년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예일대를 역사학과를 최우수로 졸업하고 옥스퍼드대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그가 처음 시작한 일은 야구장에서 병을 줍는 일이었다. 음료수와 땅콩을 파는 일을 겸하기도 했다.

1969년 그는 월스트리트 투자사에서 같이 일하던 조지 소로스와 퀀텀펀드를 설립하고 10년 동안 42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거둔다. 37세가 된 1980년에 은퇴하고 전세계를 여행하기도 했다.

1998년에 그는 RICI(로저스 국제원자재지수)를 설립한다. 이 회사에서 발표하는 원자재 지수는 ELEMENTS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ETN으로 상장되어 있다. 현재는 두 딸의 아버지로 은퇴 후 싱가포르에서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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