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인빈
[이미영 기자]암호화폐를 이용한 투자 사기가 올해도 기승을 부리면서 모처럼 분 상승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9일 암호화폐 투자 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강남의 '코인업'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특정경제법상 사기‧유사수신행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다. 코인업은 비상장코인인 월드뱅크코인(WEC)를 국내외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하겠다며 투자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블록체인협회는 협회 회원사 거래소 가운데 코인업을 상장하거나 상장검토를 한 곳이 없다며 코인업에 대한 투자를 주의토록 공지하기도 했다.

실제 가상화폐로 큰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사기나 유사수신, 다단계 같은 불법 행위가 횡행하고 있으며 해킹으로 인한 피해도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 중이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문제도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해 퓨어빗은 거래소를 오픈하며 거래소 내에서 쓸 수 있는 암호화폐를 미리 판매하겠다며 나섰다. 하지만 퓨어빗은 이용자들에게 암호화폐를 입금받은 뒤 홈페이지를 없애고 사라졌다. 피해액만 수입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과거 대규모 해킹 피해가 발생했던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빈(유빗 후신)이 20일 파산을 선언했다. 코인빈은 2017년 172억원 상당의 해킹 피해로 파산신청을 한 유빗 거래소를 인수한 곳이다.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파산은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지난 1월에는 붐비트와 루빗이 돌연 파산한바 있다.

코인빈은 부부 사이인 유빗의 전 대표·부사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박찬규 코인빈 대표는 이날 서울 강서구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부 직원의 횡령과 운영비용으로 인한 부채 증가로 인해 변호사와 파산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3시를 기준으로 거래사이트의 모든 코인과 현금은 입출금이 정지된 상황이다. 코인빈은 코인과 현금 정산은 파산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인빈에 따르면 가상통화 관리 담당 간부 A씨는 지난해 11월 비트코인 수백개에 달하는 코인 지갑의 암호키를 삭제하고 이더리움 약 백개가 들어있는 지갑 암호키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라진 코인 피해액은 23억원이 넘는 것으로 보인다.

코인빈 측은 A씨가 배임과 횡령을 저질렀다고 의심한다. 전문가 A모씨가 실수로 비밀키를 분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민형사상 고발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코인빈의 전신은 지난 2017년 270억원 규모로 해킹을 당한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유빗이다. 유빗은 같은해 4월 55억원 규모 해킹을 당한 야피존을 인수한 바 있다.

피해액은 유빗 회원에게 보상해야 할 270억원과 사라진 코인 23억원을 합해 약 293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