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지난해 3월 28일 검찰은 '세월호 7시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수사발표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후 7시간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은 침실에 있다가 최순실 씨를 접견하고 화장과 머리손질을 한 뒤 중대본으로 향했다.'고 결론 지었다.

당시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최순실 씨가 세월호 7시간 의혹과 아무 상관 없다고 주장했다. 2016년 국회 예결위에서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황교안 당시 총리에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에 대해 아직도 국민들은 많은 의구심이 있는데 그 사라진 7시간이 최순실씨와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대단히 강하게 일고 있다”고 질문했다.

이에 황교안 전 총리는 “대통령께서는 제가 알기로 청와대 안에서 일을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당시 세월호 사태가 생겨서 현황 파악과 부처 보고, 필요 지시를 하는 등 비서실과 함께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최순실 씨와 연관성에 대해선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또 황교안 전 총리는 “그런데 왜 박 대통령이 엉뚱한 질문을 하는 등 상황파악을 전혀 못했나”라는 질문에는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그 시간에 세월호 사고에 대한 대처를 하고 있었다고 알고 있고 그것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할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세월호 7시간'에 대한 황 전 총리의 공식 발언이자 최순실에 대한 언급이다.

그리고 10개월 후 지난 21일 KBS가 주최한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촉발이었던 최순실씨 태블릿 피시(PC)가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탄핵이 잘못됐다'는 발언에 이어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의 단초도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이날 황 후보는 김진태 후보의 “최순실 태블릿 피시에 문제가 많다는 주장에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태블릿 피시에 대해서는 이미 조사가 이뤄진 부분이 있었고 잘못된 부분이 많다는 것을 토대로 재판이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조작 가능성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가”라고 재차 묻자, 황 후보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탄핵 스모킹 건으로 국민 여론을 악화시킨 태블릿 피시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면 탄핵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아니냐”고 압박했다. 황 후보가 지난 토론회에서 탄핵 정당성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세모라고 하고 싶었다”며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것을 겨냥한 말이다. 황 후보는 “여러 번 얘기했는데 2년간 이 문제를 가지고 매여있다. 제 생각은 여러 번 말씀드렸기에 다시 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순실씨의 태블릿 PC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황 전 총리의 발언이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그간 검찰 수사와 법원 선고에 비춰볼때 상당히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많다. 이와 관련해 그간 태블릿 PC 조작 의혹을 계속 주장해 왔던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변희재씨는 명예훼손 등 혐의로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는 것이다.

당시 1심 법원은 변씨 등이 자신들의 주장이 허위임을 알고도 이를 보도한 손석희 JTBC 사장 등을 비방하기 위해 태블릿 PC 보도 조작설을 주장했다고 판단했다. 변씨 등은 JTBC의 태블릿 PC 입수 경위와 내용이 조작됐다고 주장했지만, 법정에서 그 구체적인 근거를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또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최소한의 검증 절차조차 거치지 않았고 '믿을 수 없다'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주장만 되풀이했을 뿐 그 사실의 출처나 소명자료를 제시한 바 없다고 지적했다. '허위', '날조', '조작' 등 자극적인 표현으로 JTBC가 왜곡보도를 한다는 기사를 반복적으로 게시했고 허위 여부를 인식하면서 악의적인 공격을 했다고 봤다.

앞서 변씨는 "JTBC가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과 공모해 태블릿 PC를 입수한 뒤 최씨가 사용한 것처럼 파일을 조작해 보도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고, 손 사장과 JTBC 기자들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국정농단 재판 초반에도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측은 태블릿 PC 조작 의혹을 줄곧 제기해 왔다. 최씨 측은 "국정농단 사건은 기획된 것"이라며 태블릿 PC가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고 거듭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측도 "JTBC에 보도된 태블릿 PC는 최씨 것이 아니다"라며 감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에 따르면 해당 태블릿 PC에서는 저장기록을 수정하거나 편집할 수 있는 기법인 '루팅'을 한 흔적이 없고 저장기록 수정 및 편집으로 인한 흔적들이 발견되지 않았다. 시스템 접근 권한도 사용자에 의해 강제로 변경된 적 없는 등 태블릿 PC 내용이 조작되거나 변조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는 검찰 분석 결과와 동일한 취지의 내용이었다. 검찰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태블릿의 위치정보가 최씨의 동선(제주·독일 등)과 일치하는 등 그 소유자가 최씨라고 결론 지었다. 

한편 지난 21일 미주발행 교포지인 선데이저널은 황 전 총리를 '현대판 바리새인'이라며 황교안과 최태민의 관계를 보도했다.

매체는 해당 기사와 관련, "황교안 전 총리의 지인 등을 통해 그의 과거를 오랜 기간 추적 취재한 결과 두 사람이 이전부터 알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은 물론이고,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가 낱낱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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