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선 체크하는 김여정
[김홍배 기자]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보가 전 세계의 이목을 끌면서 그를 수행하는 '여성 4인방'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7일 베트남 현지매체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이번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수행단에 포함된 여성은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 등 4명이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실세인 1988년생 김여정 제1부부장은 전날 김 위원장이 베트남 동당역에 내리기 전 먼저 내려 플랫폼 상황을 확인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후 그는 김 위원장 일행이 기차에서 내릴 때 앞에 서 있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어깨로 밀쳐내며 먼저 내리는 모습이 포착되며 '실세'임을 인증했다는 분석이다.

김 제1부부장은 각종 국제무대에서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활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1차 회담에서도 합의문 서명 당시 펜 뚜껑을 열고 합의문을 펼쳐주는 역할을 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마이클 매든은 김 제1부부장에 대해 "공식 업무는 성명, 언론 등 선전을 책임지는 것이지만 실제적으론 더 많은 일을 한다"며 "김여정은 핵, 정책, 외교 등 모든 일에 관여하는 대통령 비서실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지난해 6월 1차 싱가포르 회담에도 동행했던 1977년생 현송월 단장은 이번에도 함께 했다. 현 단장은 지난달 북한 예술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 앞에서 공연을 선보였으며, 한국에서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무대에 오른 바 있다.   

현 단장은 2017년 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렸으며 최근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부부장'으로 불리는 등 정치적으로도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평가다. 그는 이날 리수용 국제부장 등과 하롱베이 및 하이퐁 시찰에 나섰다.

지난해 5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을 향해 "정치적 얼뜨기"라고 표현해 파문을 일으켰으며,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최 부상을 조만간 내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번 수행단에 포함되며 건재한 입지를 과시했다. 

▲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5일 앞두고 의제협상이 진행중인 22일 오전(현지시각) 북한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이 숙소인 영빈관을 나서고 있다.
1965년생 김성혜 실장 역시 북한의 대표적 여성 고위관료로 2000,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 관여하는 등 북한 내 유일한 대남협상가로 불리고 있다. 

김 실장은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현 단장과 함께 한국을 찾았으며,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평양 회담 당시에도 수행단에 포함된 바 있다.

이들 여성 4명은 모두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도 모두 김 위원장의 수행단에 포함됐던 인물들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여성 4인방을 통해 전 세계에 깊은 인상을 주고, 또 북한을 보는 시선을 바꾸려는 일종의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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