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언 한 달, 상황이 이런데도 황교안 대표는 “절차에 따라서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한마디로 '시간이 약'이라는 모양새다.
당내 눈치 빠른 인사들 사이에선 이 같은 머뭇거림과 관련, 몇 가지 정황들을 근거로 황 대표가 징계 문제를 아예 뭉개려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황 대표의 정치 캐릭터와 리더십에 대한 초반 평가도 아울러 내려지고 있다. 당선된 지 고작 열흘 정도 된 신임 대표를 섣불리 재단해선 안 된다는 신중한 견해와 기대할 것이 없는 것 같다는 비관론이 엇갈려 나온다.
정치 신인으로서 이제 막 당권을 잡은 황 대표 입장을 생각해 보면, 이번 징계 문제를 ‘조용히 묻고’ 지나가고 싶을 것이다, 아직 당을 완벽히 장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당대회를 통해 ‘저력’을 과시한 이들을 강하게 징계할 경우 자칫 당이 분열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 중진 의원은 지난 8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가 윤리위원장 선임 문제를 들며, 정작 징계 논의 자체는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이렇게 한두 달 시간을 끌면서 국면이 전환되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는 사이 친박계가 독식한 당직 인선과 맞물리면서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생겨날 조짐도 있다. 한 비박계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황 대표의 최근 인사에 대해 "신임 당 대표의 첫 인사치곤 별 특색도, 임팩트도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된 뒤 2년째가 됐지만, 한국당은 별다른 논평을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범(凡)여권 뿐만 아니라, 바른미래당도 '도로 친박당'이란 비판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