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장자연 문건, 입수 과정 밝히는 KBS
[신소희 기자]고(故) 장자연 씨가 사망 전 작성한 문건을 직접 목격한 것으로 알려진 고인의 동료배우 윤지오 씨가 성접대 대상 명단에 포함됐다는 언론인 3명과 정치인 1명의 이름을 검찰에 진술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진상조사단은 윤씨의 진술을 토대로 관련자 소환조사 등 추가조사를 실시한 뒤 검찰과거사위원회 활동이 종료되는 이달 31일 전에 조사결과를 위원회에 전달할 방침이라고 했다.

故 장자연이 죽음을 택한 날은 2009년 3월 7일, 며칠이 지났지만 당시 대중에게 알려진 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결말을 향해 달리고 있었고 장자연의 죽음을 이끈 성상납 등과 관련된 의문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었다. 여론은 사라졌던 연예계 성상납 및 폭행 등의 문제가 故 장자연의 죽음을 계기로 비리의 고리를 끊고 사라질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었다.

당시 다수의 언론은 장자연의 죽음 이후 '장자연 리스트' 일명 '데스노트'로도 알려진 실명 명단에는 드라마 PD 등 방송 관계자를 비롯해 대기업 광고담당자, 유명인사 등 10여 명이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었으며 장자연은 그들에게 골프접대, 술시중, 성 접대 등을 강요받았다고 전했다.

‘진보 논객’ 진중권 중앙대 겸임 교수는 장자연씨 문건 파문과 관련, “연예인의 노예계약이라는 불법과 관련된 명백한 범죄행위와 관련이 있고 연기자의 자살이라는 극단적 사태를 결과로 낳은 사건이니만큼 성 접대를 받은 사람들 명단은 반드시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진보신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사석에서 들은 얘기인데 장자연씨의 (문건에 언급된) 접대 명단에 오른 사람들의 면면이 심상치 않은 듯하다”며 “만약 시중에 떠도는 그 얘기가 맞다면 명단이 공개될 경우 사회적으로 충격이 엄청나게 클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 명단에 모 신문사주 아들놈이나 국회의원 놈들도 들어가 있다는 얘기도 있고, 들리는 얘기가 심상치 않다”면서 “만약 시중에 떠도는 얘기가 맞다면 명단이 공개될 경우 사회적으로 충격이 엄청나게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해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일보가 조선일보고 ○ 사장이 방상훈 사장이라고 처음 '장자연 리스트'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KBS는 2009년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탤런트 장자연씨가 남긴 편지를 확보하고 언론계 유력 인사와 기획사 대표, 드라마 PD 등 10여명의 접대 대상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장씨 유족들이 신문사 유력 인사 등을 성매매 특별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뒤에도 대부분의 언론이 감히 그 신문사의 이름을 언급조차 하지 못했다.

당시 조선일보는 이종걸 의원과 이정희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에게 각각 10억 원씩을 비롯해 KBS와 MBC, 미디어오늘 등에 모두 68억 원의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 故 장자연 문건, 입수 과정 밝히는 KBS
그해 한 언론은 장자연라스트와 관련 "현재 주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는 방송계 인사들이다. 여기에는 최근 인기드라마 제작자인 S씨와 C PD가 가장 먼저 오르내린다. 역시 얼마 전 종영한 모 미니시리즈를 연출했던 J PD, Y PD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방영 중인 또 다른 드라마 제작자인 J 씨도 올라 있다. 기업인 중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은 L기업의 오너 일가도 포함되어 있다. 재계 30위권인 K그룹 오너도 역시 이름을 올렸다. 이 오너는 위에 거론된 S씨와 각별한 사이라고 한다.
언론계도 적지 않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특히 모 스포츠지 임원 중 방송계에 많은 인맥을 가지고 있는 H씨는 여러 문건에 이름이 올라 있다. H씨는 장자연 현 소속사 대표인 김 아무개 씨와 친하다고 알려져 있다. 충격적인 것은 본국 굴지의 언론사 오너 일가도 올라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성상납은 아니어도 장 씨와 적어도 여러 차례 술자리를 함께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오너의 동생, 조카 등도 오르내리고 있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집안이 ‘쑥대밭’이 될 가능성도 있다. 뿐만 아니라 현직 경찰·검찰의 고위직도 여럿 망라되어 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고 장자연 씨 유족이 고소한 인물은 총 7명이다. 이 중 3명은 전 매니저 유장호씨와 이번 사건을 처음 보도한 KBS 기자와 데스크 등 3명은 고인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문서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 나머지 4명은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올라 있는 인물들이다. 즉 유가족들은 이들이 장 씨로부터 성상납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본국 언론에서 ‘언론사 대표’로 표현하고 있는 C언론사 B사장이다. B 사장이 실제 장 씨와 어떻게 연을 맺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경찰이나 유족 측이 함구하고 있으나 일단 피고소인인 만큼 경찰이 조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B 사장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검찰에서는 이번 사건이 경찰에서 송치됐을 때 이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 지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황상 B 사장이 굳이 신인 여배우를 불러 술자리를 함께 했다는 고소인 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다른 한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잘 알려진 W금융지주 L회장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서울시립교향악단 이사장이던 이 회장은 영남(경남 하동) 출신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나와 ‘고소영’으로 불린다. 지난 대선 때는 ‘금융포럼’이란 외곽 단체를 이끌면서 당시 이 후보를 측면 지원하기도 했다. 이 후보의 대통령 취임 이후 그는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됐으나 낙하산 인사라는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마지막은 MP3 플레이어로 세계 시장을 석권하며 잘 알려진 R기업 창업자 Y 사장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출신 인 Y 대표는 지난 1999년 1월 직원 7명, 자본금 3억원으로 레인콤을 설립했다. 2000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멀티 코덱 CD 제품을 개발해 6개월 만에 미국 시장 수위에 올랐다. 2002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벤처 업계의 신화적인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미디어오늘은 미국 뉴욕대 언론학과 교수 클레이 셔키의 정보의 폭포 이론을 인용 "장자연 사건은 모두가 무엇인가를 아는 단계에서 모두가 알고 있음을 모두가 아는 단계를 지나 모두가 알고 있음을 모두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아는 단계에 이르렀지만 언론만 침묵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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