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태
[김민호 기지]지난해 10월 18일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권력형 채용비리 게이트'라고 쓰인 국정조사 카드를 일제히 펴들었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김성태 의원을 중심으로 한국당은 끈질기게 고용세습 문제를 겨냥하며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으로 한국당 권성동, 염동렬 의원이 기소돼 재판을 받는 상황이 됐다. 당시 언론은 한국당이 국정조사에 소극적으로 돌아선 게 두 의원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여기에 더해 김 전 원내대표는 고용세습에 대해 "알짜배기 진짜 일자리는 뒤로 빼돌리고 청년 일자리를 도둑질하는 장본인이 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31일 한겨레는  KT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이 김성태 의원의 딸 김 모 씨가 2012년 KT 공채시험 서류합격자 명단에 없었다는 사실 자료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최근 경기 성남시 KT본사와 광화문 KT빌딩 압수수색 과정에서 2012년 KT 하반기 공채시험 서류전형 합격자 명단을 확보했지만, 김성태 의원 딸 김 씨는 당시 합격자 명단에 없었다.

이후 김 의원은 특혜채용 의혹을 부인해왔지만, 이 사건으로 전직 KT 임원이 구속되면서 채용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이 시실도 굳어지고 있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된 전 KT 전무 김모(63)씨는 검찰 조사에서 문제가 된 2012년 하반기 공개채용 당시 윗선의 지시를 받고 김 의원 딸을 특혜 채용했다고 인정했다. 그 시기 김 전 전무는 KT의 채용 총책임자였던 인재경영실장을 맡고 있었다.

김 의원과 김씨가 직접 만나진 않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KT 최고위급 인사가 김 의원과 접촉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당시 KT 임원 명단을 파악 중이다.

검찰은 또 2012년 하반기 공채 당시 김 의원 딸 외에 5~6명이 부정 채용된 정황을 잡아냈다. 서류와 면접 전형에서 탈락하고 최종 합격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딸은 2011년 4월 KT 경영지원실 KT스포츠단에 계약직으로 채용된 뒤 2012년 공채로 정규직이 됐다. 이후 지난해 2월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1월 KT 광화문지사 압수수색 당시 확보한 문건에서 김 의원 딸의 이름이 1차 전형인 서류전형 합격자 명단에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 의원의 딸과 함께 5촌 조카의 특혜 채용 의혹도 불거진 상황이다. 김 의원의 조카는 2009년 KT 자회사에 채용돼 2년 동안 일했다. 

이에 특혜를 받았다고 지목된 조카는 15일 채용 의혹을 보도한 한겨레 신문사와 담당기자를 서울중앙지검에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딸은 2년여간의 힘든 파견 비정규직 생활을 하던 중 KT 정규직 공채에 응시해 시험을 치르고 입사한 것이 사실의 전부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드린다"고 재차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치공작과 정치사찰, 정치보복이 정치인 김성태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면 얼마든지 당당하게 맞설 용의는 있지만, 정치도의상 '김성태 가족'까지 걸고 넘어지는 행위는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15일 KBS '여의도 사사건건'에 출연한 박시영 윈지코리아 부대표는 "김성태 의원께서 이 문제가 불거지자 새빨간 거짓말이다. 채용 과정에 전혀 의혹이 없었다, 자기 딸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했거든요? 그런데 이제 KT 전무 당사자, 그 채용 담당자죠? 구속됐습니다. 그리고 서류 전형 과정에서 딸이 응모했던 내용이 없다. 이게 지금 밝혀지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그렇게 물을 겁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그 당시에 했던 말, 그게 바로 새빨간 거짓말 아니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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