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난지 사흘,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을 구성할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국민 눈높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하나같이 흠결 있는 후보들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여당은 부적격 의견을 담아서라도 보고서는 채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지만 야당들은 일부 후보자들의 사퇴까지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부실검증'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31일 KBS는 이들 장관후보자 7명에 대해  황야에 선 모양새로 '황야의 7인'이라 비유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 7인증 누가 죽고 누가 살아남을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초 입장은 7명 모두 '적재적소'인사라는 것이었다. 청와대가 정한 인사기준에 모두 부합했고, 업무능력 또한 검증된 인사라는 것이다. 그러나 홍영표 원내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이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있는 (장관) 후보들도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부동산 투기 논란의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아들 호화유학 논란의 조동호 과기부 장관 후보자가 그 대상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 KBS 갈무리
자유한국당, "7명 모두 낙제점…박영선·김연철은 사퇴해야"

자유한국당이 내린 평가는 모두가 낙제점이라는 것, 특히 중소벤처기업부 장관후보자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의원에 대해 강경하다.

박 후보자는  ‘최고의 수비는 공격이다’라는 전략으로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성착취 별장 동영상’을 끄집어내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그 동영상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김학의를 법무부차관으로 임명하는 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역공을 폈기 때문이다.

이에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문회를 해보니 모두 범법자 수준의 함량미달 인사만 내놓은 것이 확인됐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특히 청문회 자료 제출을 거부하며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별장 성접대의혹'과 관련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의 연관성을 제기한 박영선 후보자, 그리고 금강산 피격사건을 통과의례라는 취지로 표현했던 김연철 후보자는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5명도 모두 부적격이지만 청문보고서는 다른 문제라면서 보고서 채택여부를 시한인 내일(1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 "김연철·박영선·조동호 문제 있어", 민주평화, "조동호 불가"

바른미래당은 김연철 후보자에 대해 '지명철회'를, 박영선 후보자에 대해선 청문회를 보이콧한 상황이므로 '보고서 채택 논의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조동호 후보자에 대해서도 의혹이 소명되면 보고서를 채택하겠다며 단서 조항을 달았다. 조동호 후보자의 경우 민주평화당이 7명 중 유일하게 불가 결론을 내린 후보자이다. 가족이 보유한 많은 부동산은 그렇다쳐도, 두 아들에게 벤츠와 포르쉐 같은 고가의 승용차를 사줬는가 하면, 해외출장시 배우자와 동행하고, 두 아들의 유학지역을 다녀갔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는 가짜해외학술단체로 악명높은 인도계 오믹스(OMICS International)과 관련있는 해외 학회에 참석했다는 의혹이 어제 새롭게 제기되기도 했다.

정의당 '데스노트' 1순위는 최정호, 다음은 박양우

정의당은 아직 최종 결론은 내리지 않았지만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 대상자 1순위로 고려하고 있다. 지난 26일 의원총회 결과, 7명 중 가장 많은 비판이 나왔다는 전언이다. 서울 잠실과 경기 분당, 세종시에 아파트 3채(분양권 포함)를 보유해 20억대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바, 부동산 정책을 총괄할 국토부 장관으로서는 자격 미달이라는 얘기다. 다주택자 논란을 피하기 위해 딸 부부에게 증여해 월세를 주고 그 집에서 계속 사는 이른바 '꼼수 증여'에 대한 비판은 빠지지 않았다. 아울러 대기업 사외이사를 지낸 박양우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독립영화계의 우려를 감안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 철회했다. 이에 앞서 최정호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 역시 10시33분께 자진사퇴 의사를 밝혀, 장관 후보자 가운데 2명이 사실상 동시에 낙마하게 됐다. 지난 8일 개각 명단이 발표된 지 23일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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