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텅빈 교실
[김승혜 기자]초저출산이 이어지면 현재 22명인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가 2050년 11명으로 겨우 10명대를 유지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당장 2년 뒤인 2021년부터 대학 정원이 고등학교 3학년생보다 많아진다는 것.

12일 국회에서 열리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16차 포럼에서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7~2067년 장래인구특별추계'를 바탕으로 예측한 결과다.

이 교수는 교육부문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면서 2032년까지 합계출산율이 지금(지난해 0.98명)처럼 0명대를 유지하는 초저출산 상황을 가정한 저위 추계를 활용했다. 최악의 저출산 시나리오를 예상한 것이다.

그 결과 2005년 402만명, 2010년 330만명, 지난해 271만명으로 감소해 온 초등학생 수는 6년 뒤인 2025년 235만명, 2030년 157만명에 이어 2050년 137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22.3명까지 감소한 학급당 학생 수는 2025년 19.3명으로 처음 10명대로 진입한 뒤 2030년 12.9명, 2040년 13.7명, 2050년 11.3명까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32년 사이 한 반 학생 수가 11명이나 줄면서 절반 수준이 된다는 얘기다.

공립 초등학교 교과담당 교사 1명당 학생 수는 지난해 16.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5명)을 웃돌았지만 2067년 합계출산율이 반등할 거란 중위 추계를 적용해도 2030년 12명 밑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중학교 학생 수는 지난해 133만명에서 2050년 75만명까지 58만명가량이 줄어 학급당 학생 수가 25.7명에서 14.5명으로 11명 이상 감소한다.

고등학생 학생 수도 같은 기간 154만명에서 절반 수준인 78만명까지 줄어들면서 학급당 26.2명이었던 학생 수가 13.3명으로 반토막이 날 거란 예측이다.

그 결과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수 예측결과도 올해 56만3000명에서 2020년 53만9000명, 2021년 46만5000명까지 감소추세로 나타났는데 이 때부터 대학 정원이 고등학교 3학년생 수를 초과하기 시작한다. 그 격차는 2025년 8만3000~8만7000명에 달한 뒤 등락을 거듭하다가 2036년 10만9000~13만6000명까지 벌어질 것으로 이 교수는 내다봤다.

2037년 이후에는 대부분 격차가 20만명 넘게 벌어지게 돼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 수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현재 대학 여건을 고려했을 때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대학도 늘어날 것으로 풀이된다.

이철희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초등학교는 몇년 후부터 2015년 이후 나타난 급격한 신생아 수 감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학령인구의 장기적인 감소를 고려해 교육재정규모 결정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여유재원을 교육의 질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데 투입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 교수는 교육부의 초등학교 교원수급 계획과 관련해선 "2025년 이후 학생 수를 과다 예상했다"며 "새 인구추계에 기초해 다시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교당 학생 수 감소로 폐교나 통폐합 압력에 직면할 학교 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장기적·단계적으로 유치원을 의무교육에 포함하고 초등학교 교육시스템에 통합시키는 것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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