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장이 정맥인증 출금서비스 시연을 하고 있다.
[이미영 기자]앞으로 통장이나 도장·비밀번호가 없어도 미리 등록해놓은 정맥 등 생체 정보만으로 은행 창구에서 돈을 찾을 수 있다. 한마디로 몸만 가면 된다는 얘기다.

이 서비스는 통장이나 신분증, 카드, 비밀번호 없이 손에 있는 정맥만으로 은행 창구와 자동화기기(ATM)에서 출금할 수 있는 제도다. KB국민은행과 금융결제원이 생체정보를 암호화해 분산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2일 이같은 내용의 '손으로 출금 서비스' 시연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김학수 금융결제원장 등이 참석했다.

최 위원장은 "은행이 이러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생체인증서비스가 일반화될 것"이라며 "노령 고객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데에도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도 금융회사들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에 주력하겠다"며 "법령개정이나 실제 시행시까지 상당히 오래 걸리는 만큼 유권해석이나 비조치 의견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서비스는 기존 법령대로라면 선보이기 어려웠다. 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르면 창구거래시 통장이나 인감 없이는 예금을 지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맥인증 방식이 보안이 뛰어나고 신뢰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금융위가 법령 개정까지 나서게 됐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 중 예금 지급시 통장이나 인감을 확인해야 한다는 의무를 삭제하는 내용의 은행업 감독 규정을 추진한다.

윤 회장은 "금융회사가 혁신을 이뤄낼 수 있도록 창의적이고 유연한 규제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힘쓰는 금융당국의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며 "이번 서비스가 전면도입될 수 있었던 것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유권해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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