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 마스터스 마지막 날, 타이거 우즈 티오프 시간에 맞춰 거실 TV앞에 자리를 잡았다. 어제(셋째날)와 다르게 ‘이른’ 한국시간 10시 35분의 중계가 고마웠고 첫 홀에 모습을 보인 우즈에 대한 느낌은 ‘우승 예감’이었다.

결과는 우승, 그의 PGA 우승 환호를 많이 봤지만 이번은 달랐다. 기쁨 뒷편에 간절함이 보인 포효였다

22년 전, 22살의 나이로 메이저 중 메이저라 불리는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펏 후 우즈의 모습이 떠 올랐다.

“우리 애 골프를 시켰으면 하는데...”

우즈의 우승 다음날 집근처 스포츠센터를 찾아 코치에게 한 말이다.

당시 나이 8살인 자식을 보더니 코치 왈

“너무 이른데...맞는 골프채도 그렇고..”

“아버님, 아래 수영장 보이시죠? 수영을 시키다가 2~3년 후에 오셔도 늦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 그게 좋을 듯한데...”

그렇게 수영을 시작했고 ‘수영 신동’이란 소리를 들으며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고 우리나라 최초로 대청중 2학년에 수영 국가대표가 됐다.

물론 우즈도 골프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며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세상사 세옹지마라 했나 우즈는 성 추문과 허리통으로 골프를 떠났고 내 자식 역시 어린 나이에 태능 생활을 적응하지 못했고 내 자신 사업실패와 투자실패로 적잖은 영향을 줘 수영에 매진하지 못했다.

그러나 우즈는 재기했고 2019년 마침내 메이저 마스터스 대회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누군가 내게 우즈의 우승이 왜 그리 기쁘냐고 물으면 그건 ‘내일’이 있고 ‘희망’이라는 단어가 있기 때문이라 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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