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아시아나항공 매각 소식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M&A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으로 CJ대한통운을 거론하고 있다.

20일 업계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대기업 중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곳은 CJ그룹"이라며 "CJ대한통운과 시너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아시아나 매각 가능성이 불거진 시점부터 CJ는 몇몇 펀드들과 접촉한 것으로 안다"며 "공개 입찰에 대비해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이려는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우선 CJ대한통운이 아시아나를 인수하게 되면 글로벌 특송업체 페덱스와 같은 모델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인데 현재 택배 등 육상 물류 중심의 CJ대한통운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항공 물류 사업으로 확장이 가능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CJ가 최근 자회사 매각을 통해 충분한 현금을 마련했다는 점도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CJ㈜가 작년 말 연결기준으로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4736억원에 달한다. 그룹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CJ ENM은 올초 CJ헬로비전 매각으로 약 8000억원 자금을 추가로 마련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금으로는 1조원대 중반 수준이 거론된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의지만 있다면 자체적으로 인수 대금을 마련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CJ는 현재 물류와 콘텐츠, 식품 등 3가지 분야를 그룹의 핵심 축으로 육성하려 하고 있다. 물류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CJ대한통운은 현재 육상과 해상로를 통한 사업만 하고 있다. 만약 CJ가 항공물류 사업까지 손에 쥔다면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CJ대한통운이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 소유였다는 점도 아시아나항공과의 재결합을 관측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CJ대한통운의 전 주인이 또한 금호그룹이었던 인연도 부각되고 있다. CJ는 2012년 금호그룹으로부터 대한통운을 인수한 바 있는데, M&A 특성상 한번 딜을 한 경험이 있다는 것은 큰 강점이라는 후문이다.

하지만 그룹이 그간 보여줬던 해외 M&A 사례를 종합했을 때 국내 항공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없지 않다.


한편 SK그룹 역시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했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로 꼽힌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검토된 바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혔으나 자금력이 충분한 SK가 인수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원론적으로 검토하는 중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호남권 기업 호반건설도 인수 후보로 이름이 오르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5년 채권단이 금호산업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을 할 당시 단독입찰에 나서면서 인수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라는 점과 박삼구 전 회장의 동생이라는 측면에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박찬구 회장은 지난 1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라며 부인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이 형인 박삼구 전 회장과 불화를 겪으면서 2010년부터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별도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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