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 결선투표가 치러진 21일 1차 1위인 코미디언 겸 배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투표소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김홍배 기자]드라마에서 대통령 역할을 했던 코미디언 출신 정치 신인이 우크라이나의 ‘진짜 대통령’이 됐다.

22일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1) 후보가 개표가 60.89% 진행된 현재 젤렌스키 후보는 72.96%의 득표율로 24.70%를 얻은 페트로 포로셴코 현 대통령(54)을 따돌리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로써 젤렌스키 후보는 우크라이나 제6대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됐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다.

유명 코미디언 출신인 젤렌스키는 2015년부터 방영된 인기 TV드라마 ‘인민의 봉사자’에서 주인공인 대통령 역을 맡아 ‘국민배우’가 됐다. 부패하고 무능한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의 염증 분위기를 타고 대선에 전격 출마했고, 1차 투표에서도 1위(30.2% 득표)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포로셴코 대통령의 득표율은 16.0%에 불과했다.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어 사용 지역인 동부 유대계 가정 출신이다. 그가 취임해도 포로셴코 정부의 친서방 노선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방법론의 차이는 있다 해도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지지 등 친서방 성향을 드러내 왔기 때문이다.

또, 러시아에 병합당한 크림반도 반환과 친러시아 분리주의자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돈바스 지역) 지역 수복 등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더욱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내비쳐 왔다.

젤렌스키는 대선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분리주의자들과 평화회담을 재개할 것"이라며 "우리는 민스크 회담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후보는 "가장 중요한 일은 싸움을 멈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반군지역에 포로로 잡혀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데려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군과 반군은 2015년 2월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교전 중단과 평화 정착에 합의하며 '민스크 협정'을 체결했지만 소규모 교전은 이어지고 있다.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으로 현재까지 1만3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2014년 3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친 러시아 반군과 산발적인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정치적 경험이 없는 새로운 대통령은 곧바로 러시아의 영향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유권자들은 안정보다는 변화를 선택했다.

젤렌스키 후보는 대선 유세과정에서 뇌물에 연루된 공무원의 공직생활을 금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와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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