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 등에 대한 KT 부정채용 의혹을 받는 이석채 전 KT 회장이 피의자 신분 조사를 마친 후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김홍배 기자]재계에서 이석채 회장을 두고 '불사조'라 부른다

이석채 전 KT 회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뇌물수수, 직권남용,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하지만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는 ‘불사조’처럼, 그는 ‘무혐의’나 ‘무죄’ 판결을 받으며 되살아났다. 그러나 이번은 아니다.

30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이 전 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죄목은 '업무 방해 혐의'.

앞서 이 전 회장은 영장심사를 받고 나오면서  '채용비리 혐의를 인정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충무공의 심정이 생각나네요"라고 답했다. 무슨 의미였는지 재차 물었으나 더는 답하지 않고 대기 장소로 이동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의 구속은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 등이 "이 전 회장의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검찰이 재판에 넘긴 김상효 KT 전무의 공소장엔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과 성시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등이 친자녀나 지인 자녀 등의 취업을 청탁했다고 적혀 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모든 부정 채용에 관여하진 않았지만 김성태 의원 딸의 채용에는 관여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성태 의원 딸 뽑아라!"고 지시한 사람이 구속된 서유열 전 사장이고 서 전 사장 위에 또 한명이 바로 이석채 당시 KT 회장이라고 것이다.

한편 김성태 의원 딸 김아무개씨의 케이티(KT) 특혜 채용 의혹이 처음 제기된 뒤, 김씨의 케이티 정규직 입사 동기들 사이에 김성태 딸이 ‘이석채 손녀’라고 소문 났던 이유에 대해 쓴 2018년 12월 24일 한겨레 기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김 의원의 딸과 같이 2012년 하반기 정규직 공채로 케이티에 입사한 동기 ㅁ씨는 “신입사원 입문교육 당시 김씨를 시험이나 면접에서 봤다는 사람이 없어 ‘대체 누구냐’는 소문이 돌았다”고 말했다. 그는 “케이티 공채 합격자들은 같이 스터디를 했던 사람이 있거나 최소한 최종 면접 때는 서로 얼굴을 보게 돼서 서로 다 알기 마련인데, 김씨의 경우 전혀 아는 사람이 없어서 ‘무슨 직무로 합격한 것이냐’ ‘백으로 들어왔느냐’ ‘이석채 회장 손녀, 회장 딸’ 이런 말이 돌았다”고 했다.

이어 "실제로 김씨의 특혜채용 의혹 보도 뒤 케이티 2012년 하반기 입사 동기 카카오톡 채팅방들을 확인해보니 “이석채 회장 손녀인 줄 알았던 게 웃기다 ㅋㅋㅋㅋㅋ” “터질 게 터졌다” “헉 걸렸네” 등의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 동기들 사이에서는 이미 김씨의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소문들이 꽤 퍼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이 전 회장이 구속됨에 따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검찰의 직접 조사도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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