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사진출처: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김홍배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30여 분 동안 면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국내 대기업 총수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 회장과의 면담 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롯데가 루이지애나에 31억 달러를 투자해 일자리 수천 개를 만들었다"며 "한국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의 대미 투자로 한국은 훌륭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루이지애나주에 우리 돈으로 약 3조 6천억 원을 투자해 에틸렌을 연간 100만톤 생산할 수 있는 초대형 석유화학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한 언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2017년 1월 이후 최근까지 미국을 상대로 세계 133개국이 지출한 로비 자금을 집계한 결과 한국이 7056만7305달러(약 793억8821만 원)로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책임정치센터(CRP)는 웹사이트(opensecrets.org)를 통해 미국의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에 따라 세계 각국이 미국 법무부에 신고한 대미 로비 자금을 집계한 자료가 근거다.

매체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2017년에 5196만7420 달러를 대미 로비 자금으로 지출한 데 이어 2018년 현재까지 220만 7846달러를 사용했고, 한국의 비정부 기관은 2017년에 1021만6864 달러, 2018년에 617만5175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에 이어 대미 로비 자금을 많이 사용한 국가의 순위를 보면 일본이 5165만3098달러로 2위에 올랐고, 3위 아랍에미리트(UAE) 2735만4725달러, 4위 이스라엘 2428만8581달러, 5위 아일랜드 2348만2311달러, 6위 중국 1944만8463 달러, 7위 케이맨아일랜드 1901만1856 달러, 8위 사우디아라비아 1849만9129 달러, 9위 캐나다 1815만1554 달러, 10위 독일 1773만3818 달러 등의 순이다.

미국의 시사 매체인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유에스 뉴스)는 미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로비 자금을 동원한 국가가 한국, 일본, 캐나다, 독일 등 미국의 최고 우방국들이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대미 로비 자금 투입 1, 2위 국가인 한국과 일본은 정부와 비정부 기관 간 대미 로비 자금 집행 방식이 다르다”면서 “한국 정부가 지난해에 5200만 달러를 투입하고, 비정부 기관이 1000만 달러 가량을 사용한 것과는 달리 일본 정부는 6백만 달러가량을 투입했으나 일본의 비정부 기관이 3300만 달러가량을 집행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한국과 일본의 로비 자금 집행 방식이 다르지만, 그 결과가 반드시 다르다고 할 수는 없고, 한국 정부에는 민간 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문화가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한국기업들의 대미 로비는 어떤가

2017년 트럼프대통령 출범 뒤 삼성전자가 대미 로비비용을 대폭 증액했으며, 지난해 이를 25% 정도 늘리면서 트럼프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현대차나 기아차는 오바마행정부시절과 비교해 대미로비비용이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철강관세부과 등에 민감한 포스코는 10여년간 대미로비비용을 지출하지 않다가 지난해부터 로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고 LG전자등도 트럼프행정부 출범 뒤 비용을 약 50%정도 증액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박근혜 국정농단사건으로 해체설까지 나돌았던 전경련은 로비비용을 절반으로 줄인데 이어 지난해는 아예 한 푼도 지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언론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대미로비비용지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연방상하원에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이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미로비액수는 221만달러로, 1분기에 123만달러, 2분기에 98만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17년 상반기 147만달러와 비교하면 약 50%가까이 늘어난 것이며 상반기 지출액으로는 미국진출이후 최대 폭이다. 또 지난해 상반기 대미로비지출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약 440만달러를 기록하게 돼 지난해 기록했던 역대최고치 350만달러보다 90만달러, 약 25% 정도 늘어나며 최고기록을 갱신했다.

삼성그룹은 2011년까지만 해도 한해 대미로비금액이 37만달러를 넘은 적이 없으나, 오바마 행정부 1기 마지막해인 2012년 로비총액이 90만달러로 2011년 15만달러보다 6배나 급증한데 이어, 오바마행정부 2기 첫해인 2013년에는 132만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백만달러를 넘었다.

“트럼프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기업인들의 변명 아닌 변명이 작금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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