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 7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중국인 A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압수한 증거품. (사진=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제공).
[신소희 기자] 서울 시내 중심가의 호텔에 투숙하면서 필로폰을 제조했던 국제 마약조직이 다른 조직원을 통해 대량의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하려다 덜미를 잡혔다.

29일 국정원과 경찰은 말레이시아 국적의 남성 A씨와 운반책 2명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한 호텔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A씨는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필로폰을 제조하다 우리 경찰에 붙잡힌 중국인 B씨와 같은 조직에 속한 인물로 알려졌다. 지난달까지 B씨와 함께 국내 호텔방에서 마약을 제조했고, 경찰이 B씨를 검거하기 전 말레이시아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로 돌아간 A씨는 필로폰을 직접 국내로 반입하기 위해 움직였다. 필로폰 약 5.1㎏을 지닌 여성 운반책 2명을 부산행 비행기에 태워 보낼 계획이었다. 필로폰 5.1㎏는 약 170억원에 거래되는 양으로, 17만명이 한꺼번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이들은 국내 입국 전 제조장소인 호텔을 미리 예약하고 제조책, 제조도구 공급책으로 역할을 분담했으며, 서로 상대방의 인적사항을 모르게 하는 점조직 형태로 범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한국에서부터 A씨를 주시하고 있던 국정원이 관련 정보를 말레이시아 수사기관에 넘기면서 밀반입 시도가 무산됐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A씨 등이 공항으로 출발하기 직전 호텔을 급습, 이들을 검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은 '마약청정국'이라 할 만큼 상당히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국가였지만 최근에는 마약이 대량으로 밀반입돼 유통되다 적발되기도 했다"며 "소비시장이 커지면서 (국제 마약조직이) 한국시장 자체를 보고 들어온 것이 아닌가하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이 냄새가 나지 않고 단기간에 제조하는 새로운 공법을 사용한 것에 주목,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