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신소희 기자] 두 살배기 유아에게 행주로 입 틀어막는 등 학대행위를 일삼은 40대 보육교사 A씨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또 보육교사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어린이집 원장 역시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며 어린이집은 문을 닫게 됐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양우석 판사는 2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양 판사는 또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C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양 판사는 A씨에 대해 "피고인은 아동학대가 발생하면 신고할 의무가 있는 어린이집 보육교사임에도 본분을 망각하고 자신이 맡던 아동들을 학대했다"며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피해 아동들이 입었을 정신적 충격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는 "피고인이 법정에서 범행 일체를 자백하며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고 아이들에게 음식을 먹이려는 의욕이 지나쳐 범행을 저지른 측면도 일부 있는 점 등은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양 판사는 C씨에 대해서는 "학대행위를 저지하지 못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어린이집을 폐원해 재범할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어린이집 CCTV 속 '충격 장면'으로 세간의 공분을 산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여름 인천에 사는 한 학부모가 어린이집에 다녀온 두 살배기 자식의 볼에서 시퍼런 멍자국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곧장 어린이집에 찾아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CCTV에는 보육교사 A(41·여)씨가 손가락으로 아이 볼을 튕겨 학대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경찰은 학부모 신고를 받고 해당 어린이집에 설치된 CCTV에서 2개월 치 영상을 확보해 분석했고 훨씬 더 충격적인 장면들을 발견했다.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2개월 동안 어린이집에서 자신이 돌보던 1∼3세 아이들을 수시로 때리고 학대한 것.

밥을 빨리 먹지 않는다며 손가락을 튕겨 B(2)양의 왼쪽 뺨을 때렸고, 아이가 울면서 고개를 흔들며 거부하는데도 바닥에 떨어진 음식물을 강제로 입에 집어넣었다. 좀처럼 화가 풀리지 않은 A씨는 바닥을 닦던 행주로 B양의 입을 틀어막기도 했다.

이 어린이집에서 식사시간에 학대를 당한 아이는 B양 혼자가 아니었다. A씨는 1살 여자아이가 음식물을 뱉어내자 앉아 있던 의자를 세게 잡아당겨 뒤로 넘어지게 했다. 강제로 떠먹인 삶은 달걀을 제대로 삼키지 못해 구역질하던 또 다른 아이 입에는 계속해서 음식물을 밀어 넣었다.

A씨는 김치를 집어 자신의 입에 넣어 빨았다가 아이에게 먹였고, 잠을 자던 두 살배기 남자아이를 일부러 깨워 소변을 보라고 강요하거나 다른 아이의 손을 잡고 친구 머리를 때리게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7월 3일부터 같은 해 8월 28일까지 인천시 연수구 한 어린이집에서 원아 8명을 상대로 58차례 학대한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또 A씨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혐의로 어린이집 원장 C(60·여)씨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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