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N캡쳐
[김홍배 기자]지난달 25일 오후 2시 신시내티 인근 스프링 그로브 묘역(Spring Grove Cemetery)에서 거행된 6‧25 참전용사 헤즈키아 퍼킨스(90, Hezekiah Perkins )씨의 장례식에는 유족 대신 6‧25참전용사와 베트남전 이라크전 재향군인 회원을 포함한 수천명의 주민들이 참석했다. 이들 모두는 고인과 일면식도 없던 사람들이었다.

이날 CNN등 미국의 주요 매체는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미시시피 등에서 한 부부는 400여 마일을 달려 장례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하마터면 홀로 쓸쓸히 떠나갈 뻘 했던 한 노병의 마지막 가는 길이, 외롭지 않고, 특히 “어메이징 크레이스”의 연주속에 훌륭한 커뮤니티 장례식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인근 켄터키주 소재 포트 낙스(Fort Knox) 군기지에서 특별히 엄선된 군의장대가 출동하여 노병의 마지막 가는 장례식에서 미합중국의 영예로운 군의식을 치루었다. 식을 마치고 장지로 가는 운구행열을 노병을 추모하는 수백대의 조문 차량들이 줄을 이었다.

 
6일 미주 한인 매체 선데이저널은  미주국군 포로송환위원회 회장 정용봉 박사는 “미국민들의 6‧25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는 극진했다”며 영면한 참전용사 묘역에 조화를 보내고, 장례를 치룬 스프링 그로브 장의사에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노병 헤즈키아 퍼킨스씨는 6‧25전쟁에 참전한 뒤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시청에서 일했다가, 말년을 요양원에서 보내다 지난 5월 4일 쓸쓸히 숨졌다. 요양원에서 그는 늘 밝은 모습을 보였지만, 생전에 그를 찾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것.

그러나 지난 25일 오후 3시 신시내티의 스프링 그로브 묘지에서 열린 그의 장례식엔 생전에 그가 알지 못했던 수천명이 찾아와 그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했다. 이날 퍼킨스씨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한 차량 행렬로 교통체증이 발생해 많은 사람이 제때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장례식을 위해 지역 방송국의 노력도 빛났다. 마침 장례식은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27일) 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이었다. 지역 방송 국인 WLWT5는 24일 오후 퍼킨스씨가 묻힐 묘지 앞에서 생방송으로 “1952년부터 1954년 까지 6‧25에 참전했던 퍼킨스씨의 장례식이 내일 열린다”며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퍼킨스씨가 6‧25 때 어느 부대 소속으로 어떤 전투에 참여했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지역 언론에도 소개되지 않았다. 다만 스킵 펠프스 묘지 장의국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퍼킨스씨의 딸은 ‘아버지가 나라를 위해 해외에서 싸웠다는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했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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