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 ‘98.3조’.

한국은행이 19일 발간한 ‘5만원권 발행 10년의 동향 및 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시중에 유통중인 은행권 중 5만원권은 금액기준으로 98조3000억원(84.6%)으로 집계됐다. 장수기준으로는 19억7000만장(36.9%)이다. 5만원권은 발행 2년 만인 2011년 금액기준으로, 장수기준으로는 2017년에 은행권 중 발행 비중이 가장 높아졌다.

발행된 지 10년 만에 소비지출, 경조사에 일상적으로 활용되면서 주력 화폐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또 5만원권 화폐발행으로 매년 600억원의 화폐 제조비용이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만원권 5장을 5만원권 한장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되며 발행비용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금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년 은행권 제조비용이 1000억원 이내로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5만원권의 사용처는 소비지출과 경조금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5만원권의 용도로 소비지출이 43.9%, 경조금이 24.6%로 나타났다. 또 국민들은 거래용 현금의 43.5%, 예비용 현금의 79.4%를 5만원권으로 보유했다.

5만원권 발행 이후 환수율이 2014년 20%대로 낮아지면서 한 때 ‘지하경제로 유입된다’는 우려가 증폭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5월말 기준 연중 환수율이 66.6%, 누적 환수율은 50.0%로 상승되는 추세다.

5만원권 한장을 만드는 데는 통상 8단계의 생산공정과 40일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519mm*617mm 전지 한 장에는 가로 4장, 세로 7장 총 28장의 5만원권이 만들어진다. 종이 한 장이 140만원인 셈이다.

차근차근 살피면 지폐 안에 포함된 위변조 방지기술을 추가하는 작업을 여러 번 확인할 수 있다. 특히 5만원권의 경우 총 22개의 보안장치들이 숨겨져 있다. 공개된 장치는 16개, 비공개 장치는 6개다.

5만원권을 상하·좌우로 기울이면 은선 속 태극무늬가 좌우·상하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는 데, 이는 기존 은행권에 적용되지 않았던 입체형 부분노출 은선이다. 이외에도 띠형 홀로그램(보는 각도에 따라 우리나라 지도, 태극, 4괘 무늬가 같은 위치에 나타나며 그 사이에 50000이라는 숫자가 세로로 쓰여 있음), 가로 확대형 활판번호 등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됐다. 조폐공사가 '세계최고 수준의 보안기술이 집약된 인쇄물이자 예술품'으로 자부하는 배경이다.

한은 관계자는 "첨단 위조방지장치 등으로 인해 대량 위조 사례가 거의 없고 진위를 분간하기 어려운 정밀한 위조도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5만원권 발행으로 국민의 화폐이용 편의가 올라가고 사회적 비용이 줄어드는 등 기대했던 정책효과가 대부분 나타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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