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 광화문 광장에서 흡연 중인 우리공화당 지지자들.
[신소희 기자]"민폐도 이런 민폐가 있나 싶네요. 차라리 우리공화당이 아니라 우리 민폐당이 맞는 것 같아요"

23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한 시민의 말이다.

"지금 천막의 두 배(규모)로 설치하겠다!"

이날 우리공화당 불법 현수막의 철거 과정을 지켜본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의 말이다. 그래서일까 우리공화당은 철거 약 3시간 만에 천막을 재설치했다. 이후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은 흡연, 통행방해 등으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장면을 잇달아 연출하고 있다.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에선 우리공화당 지지자 무리들이 다시 자리를 잡고 곳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었다고 26일 뉴시스는 전했다.

특히 광화문 광장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모습은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이 광장 내 곳곳에서 흡연을 하는 모습이었다. 대부분은 도로 쪽에 가까운 광화문 광장 가장자리에 가서 담배에 불을 붙였지만, 일부는 광장 한가운데에서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담배를 피웠다.

광화문 광장 흡연은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1년 3월1일 부로 광화문 광장, 서울광장, 청계광장 등을 '서울시 간접흡연 피해방지 조례'에 따라 금연 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 10만원을 내야 한다.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은 이순신 동상을 중심으로 양쪽에 나 있는 시민 보행로를 모두 막아 통행을 불편하게 하기도 했다.

동상 정면을 바라보고 섰을 때, 왼쪽 편은 천막을 재설치한 곳으로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이 진을 치고 있어 시민들이 아예 지나갈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데 오른쪽 편 보행로까지 막고 서성이면서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은 것이다.

동상 뒤쪽 편과 광장으로 바로 연결된 지하철 광화문역 9번 출구 사이에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이 오후 중 발언을 진행해 지지자들이 모여들면서 이같은 통행 방해 행위는 더욱 심해졌다.

광화문역 9번 출구의 경우 이날 완전히 폐쇄됐다. 서울시 측은 9번 출구 통행로를 철문으로 막고 "금일 애국당 관련, 시민 안전을 위해 통행을 제한한다"는 문구를 붙여놨다.

광화문 광장 곳곳에선 고성과 욕설도 다시 들려왔다. 특히 이들은 큰 틀에서 같은 방향의 생각을 공유하는 집단일지라도 자신들의 집회에 방해라고 판단되는 행위를 하면 공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후 5시30분께 행진을 신고한 6·25전몰군경 미수당 유자녀 비대위가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현수막 등을 들고 광화문 광장 인근을 지나갔다. 이들은 세종대로 사거리 방향으로 차선 한개를 차지하고 노래를 크게 틀고 지나갔는데, 발언 등을 진행하던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은 큰 노래 소리가 자신들의 행사에 방해가 되자 이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고 손가락 욕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한편 우리공화당의 집회는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밤사이 농성 천막은 10개까지 늘어났다. 일부 당원은 천막이 다시 철거될까봐 밤을 지새우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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