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채널A
[신소희 기자]고유정(36)이 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지 한 달이 넘고 있으나 경찰의 미흡한 초동조치로 인해 시신 발견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부실수사 여파가 커지고 있다.

경찰은 수사 초반 용의자 추적의 핵심 단서인 현장 주변 폐쇄회로(CC) TV를 유족이 찾아줄 때까지 놓치고 있었고, 펜션 주인의 사건 현장에 대한 내부 청소를 허락하는 등 현장 훼손도 그대로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CCTV 영상에는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온 고유정이 재활용 쓰레기 분류함인 클린하우스 옆에 멈춰 서 뒷좌석에서 하얀봉투를 꺼내 다시 동여맨 뒤 천천히 걸어 와 분류함에 그대로 버렸다. 이어 양쪽 문을 활짝 열어둔 채 모두 4차례에 걸쳐 봉투를 버린 고유정은 한참 동안 차 안에서 무언가를 정리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찍혔다..

▲ 방송화면 캡쳐
하지만 경찰은 고씨가 범행 이틀 뒤인 지난달 27일 펜션을 떠나면서 인근 클린하우스 두 곳에 종량제봉투 5개를 나눠 버린 사실을 파악하고도 유족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결국 경찰은 지난 22일 피해자 유족이 직접 펜션 인근 클린하우스 CCTV를 확인하고 나서야 고씨가 펜션 인근에서도 시신 일부를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종량제봉투를 버린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경찰은 CCTV 화면에 나온 고유정의 태도는 완도행 여객선과 김포 아파트 인근 자동집하시설에서 봉투를 버릴때 태도와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주에선 여객선과 김포에서와는 달리 전혀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태연해 시신보다는 범행도구일 가능성이 높다고 변명으로 일관했다.

이후 경찰이 뒤늦게 해당 종량제봉투 수거 경로를 파악해 수색에 나섰을 때, 이미 종량제봉투 내 물체가 소각돼 감식이 어려운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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