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피 생활 중 해외에서 붙잡힌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 씨가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김홍배 기자]검찰이 정태수 전 한보그룹 부회장의 4남인 전 한보그룹 부회장 정한근씨의 신분 세탁을 도운 고교 동창을 지난 26일 소환하면서 정씨가 그간 유씨 등 지인 신상 정보를 이용해 캐나다·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등 도피 행각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정씨는 지난 1998년 6월 한보그룹 자회사를 운영하면서 322억원의 주식 매각자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잠적했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은 정씨가 아버지 정 전 회장과 함께 에콰도르에 체류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였고 추적 끝에 지난 22일 정씨를 파나마에서 검거해 21년 만에 국내로 송환했다.

검찰은 정씨와 정 전 회장의 재산은닉 및 해외 사업 진행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고 이들의 도피를 도운 공범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정씨가 2011년 도피 중에 미국 여성과 결혼해 시민권을 취득했고 ‘LA를 활보하고 다녔다’는 보도가 나왔다.

28일 미주한인 매체인 선데이저널은 “정씨는 자신의 미국이름인 LIU SEAN 이라는 이름을 사용, 2011년 2월 19일 라스베가스에서 중국계 미국인 L모씨와 결혼식을 올렸고, 3월 3일 이를 클라크카운티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매체는 “정씨가 LA에서 활보하며 룸싸롱에 자주 출현했으며 뉴포트비치에 호화저택을 구입하고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는 측근들의 제보와 정보를 입수해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한국 검찰과 경찰은 아예 수사를 하지 않고 방관하다가 보도 10년 후에 체포된 것”이라며 “정한근은 중국계 미국시민권자와 위장결혼을 하면서 영주권을 취득했으며 시민권 취득 시 이름을 개명해 검찰의 수사망을 따돌리려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정씨는 지난 2007년 캐나다 영주권 취득 때는 ‘류 다니엘 승현’, 2008년 미국영주권 취득 때는 ‘류승현’, 2011년 미국 시민권 취득 때는 ‘리우 션 헨리’, 2012년 캐나다 시민권취득 때는 ‘류 다니엘’이란 이름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정씨가 2008년 미국영주권을 받았음을 감안하면 5년 뒤인 2013년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지만, 2013년까지 기다리지 않고, 2011년 2월 중국계 미국시민권자와 결혼, 시민권자 배우자로서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씨가 미국영주권을 받는 과정에서도 반드시 스폰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LA지역 등 미국에서 정씨의 도피를 조직적으로 도운 세력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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