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대성집 해장국( 사진출처=SNS블러그)
[김승혜 기자]해장국의 원래 명칭은 ‘술국’이었는데 8·15 해방 이후에 술로 시달린 속을 풀어 준다는 뜻에서 ‘해장(解腸)국’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음식점 중에 ‘뼈다귀 해장국’이라는 간판을 내건 집이 꽤 많다. 물론 해장국은 쇠뼈를 오랫동안 곤 국물이 기본인데 요즘에는 편리하게 국물 내는 가루를 풀어 맛을 내는 집도 있으므로 지신의 식당에서는 진짜 뼈다귀를 쓰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해장국은 서울을 비롯한 중부 지방에서는 고깃국에 우거지를 넣은 된장국을 해장국으로 즐긴다. 소의 잡뼈를 오래 고아 배추우거지, 무청, 콩나물을 건지로 넣고 된장을 풀어 끓이며 갓 잡은 소의 싱싱한 선지를 끓는 물에 삶아서 국에 뚝뚝 잘라 넣는다. 해장국은 건더기가 많아서 굳이 밥을 말지 않아도 되며, 몸 속에 남은 알코올을 잘 분해하고 소화도 잘 된다.

최근 들어 재개발 등으로 오래된 식당들의 생존 문제가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면서 소위 우리의 맛과 입을 즐겁게 해주던 '노포 원조집'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오래된 식당 하나가 사라지면 추억만 지워지는 게 아니다.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음식들이 잊히는 것이다.

시사플러스에서 '해장국 이야기' 1탄으로 술로 시달린 속을 풀어 주는 술국, 해장국의 '서울 원조집'을 소개한다.

원래 서울식 해장국은 사골과 고기를 고아낸 육수에 된장을 풀고 여기에 우거지와 콩나물 그리고 나중에 선지를 넣고 끓인 일종의  된장국 같은 걸 말한다. 서울식 해장국이 남아 있는 곳이 청진동과 약간의 변형은 되었지만 용문동의 3대 해장국집(용문해장국, 창성옥, 한성옥)이 있다.

청진동의 청진옥은 쇠뼈를 고은 국인데, 된장을 풀고 소의 피인 선지를 넣고 우거지와 콩나물을 넣었는데 맛이 구수하다. 뚝배기에 국을 담은 다음에 쇠뼈를 수북이 얹어 준다. 밤새도록 고아서 단물이 빠졌겠지만 그래도 토막 친 뼈다귀 한쪽 끝을 입에 물고 쭉 빠는 맛이 일품이다.

용문동 용문시장 안에 위치한 창성옥은 3대째 이어온 70년 전통의 해장국집으로 소뼈와 선지, 우거지로 해장국을 끓여낸다. 큰 가마솥에 소뼈를 2시간씩 여러 번 삶아내서 육수를 만들고, 우거지와 선지는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따로 삶아 해장국을 만든다. 시래기 대신 배추 속으로 해장국을 끓여 특유의 향을 유지한다.

또 동대문구 용신동에 있는 50년 역사의 노포 해장국집인 어머니대성집도 빼놓을 수 없다. 풍성하게 담아 내주는 시레기와 덩어리째 내어주는 선지, 소 살코기들은 맛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원조집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용문동 창성옥과 달리 뼈째 내어주는게 아니라 먹기 편하게 살코기 위주로 내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서울식 해장국의 원형이라는 마니아들의 평가를 받던 왕십리에 있던 대중옥은 재개발로 강남 역삼동으로 이전했지만 지금은 사라져 마니아들을 아쉽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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