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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특별대담】이헌재 “경제 무기화 가능성 보여준 것은 큰 불행”
김홍배 기자  |  klmhb@sisaplu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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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19  15: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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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시재 갈무리
[김홍배 기자] 한-일 관계가 1965년 청구권협정 체결 이후 최대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재)여시재는 한-일 양국의 원로급 지성 두 사람의 대화 자리를 마련했다. 이헌재(李憲宰) 전 경제부총리와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대 명예교수다. 이 전 부총리는 한-일 경제관계를 수십년 간 현장에서 조율하고 지켜보아온 사람이다. 현재 여시재 이사장을 맡고 있다. 오코노기 명예교수는 일본 내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 꼽힌다.

대담은 지난 16일 서울에서 진행됐다. 오코노기 교수는 여시재 요청으로 방한했다. 시사플러스에서 이날 대화 내용을 정리했다.
 
小 “韓이 상황 악화시킨다는 의구심 日에 있다”

小=이번 상황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고 봅니다. 먼저 이번 사태는 1965년 한일 조약체계 그 자체에서 기인했습니다. 이를 둘러싸고 한국과 일본의 사법부가 각기 다른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65년 조약에 입각해서 50년 동안 관계를 구축해왔습니다. 이 조약이 합법인지 불법인지에 대해서는 당시에도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만, 65년 조약은 다시 말해 타협의 산물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측 입장에서 보자면 작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그런 타협을 부인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보이는 측면이 있습니다. 일종의 위기감을 조성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小=두 번째는 한국 대법원이 개입함으로써 사법 권위 아래 이뤄졌다는 점입니다.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쉽게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법원이 내린 결정을 간단하게 번복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결국 대법원 판결을 추종하려는 아닌가, 그것을 이용해서 한일관계를 바꾸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일본 측에 있습니다. 작년 10월부터 약 8개월에 걸쳐 (일 측이) 외교 협의 등 여러 형태로 중재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진전시키지 않고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입니다.

小 “日 조치, 도쿄의 복수를 나가사키에서 하는 격”

小=심각성의 세 번째 요인은 일본 측 조치가 그동안 계속 검토되어 온, 계획적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일본도 쉽게 번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조치는 일본의 총리 관저와 경제산업성이 취한 것입니다. 만약 외무성이 주도했다면 단기적인 충격요법이랄까, 한국에 충격을 주고 정책을 변경시키려 하는 조치라고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겠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런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신뢰성 문제, 수출관리의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고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논리적으로 그렇습니다. 그런데 신뢰성은 한 번 무너지면 갑자기 회복 되는 게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정부에 대한 (일 정부의) 초조함은 알겠지만 잘 이해 안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일본 표현으로는 에도(도쿄)의 복수를 나가사키에서 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격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강제 징용 문제로 한일관계 그 자체를 바꾸려고 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겠는가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기적인 것으로 봤는데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집니다.

李 “국가 관계라고 해서 정부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 개인도 있는 것이다“

李=총리관저가 주도하고 경제산업성이 주도해서 이 문제를 추진했다고 하셨는데 저는 경산성도 아니라고 봅니다. 어디까지나 총리관저라고 봅니다. 총리관저가 한일관계의 기본을 다시 짚고 넘어가기 위해 경산성을 통해 손을 댄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李=한일 관계에는 정부와 정부만의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중첩 또는 복합적인 관계입니다. 국제관계엔 정부 관계가 있고 국민 관계가 있고 개개인의 관계가 있습니다. 단순히 행정부 대 행정부의 관계가 아닙니다. 개인과 개인의 관계도 있어서 당연히 각국의 내부에서는 사법부까지 연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일관계는 더 그렇습니다. 한일관계는 짧게는 100여년이지만 길게는 2000년 이상 원인과 결과가 서로 얽혀있는 관계입니다. 그 전체를 들여다보지 않고 단지 (지금 존재하는) 정부와 정부 간의 현황 문제를 해결하는 걸로 끝내버리려 하면 안 됩니다. 일본은 한국이 사법부가 한 것을 핑계 삼아 일본을 압박한다고 보는 것인가요? 이런 식으로 엇박자를 놓기 시작하니까 처음부터 대화가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李 “한국 의도 의심할수록 대화 어려울 것”

李=국민들 간 관계, 개인과 개인의 관계라는 측면으로 보자면 그것이 데모라는 집단적인 의사표시로 나타날 수도 있고 소송으로 내 권리를 해결해달라고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입장을 바꿔놓더라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일본 측이) 인정해야 합니다. 그런 원인과 중첩성을 무시하고 현상 문제만 보는 것 아닌가, 그리고 한국 정부가 어떤 의미에서는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게 아니냐 라고 생각하게 되면 문제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李=한민족, 한국 사람들의 의식구조에는 독립을 유지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습니다. 미-중-일-러 사람들 부를 때 ‘-놈’자 붙여서 비하적으로 씁니다. 말레이시아나 베트남 등에는 이런 표현 안 씁니다. 이런 표현은 지정학적 힘의 한계와 역사적 배경에 기반하는 것이고 스스로 독자성을 지켜야겠다는 국민적 정서의 표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것이 여러 형태로 표출되는 겁니다. 국가끼리는 과거 문제 정리됐다고 하더라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개인이 많을 수 있는 것이고, 개인 중에는 내가 받은 피해는 어떻게 할 거냐, 한국 정부가 해결해줄 거냐, 일본 정부가 해결해줄 거냐 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여전히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을 전제로 놓고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을 무시하고 (일본이) 새삼스럽게 왜 그러냐 하고 나오면 처음부터 얘기가 안 되는 것입니다.

李=기본적으로 한일관계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관계가 아닙니다. 좋고 나쁜 관계가 2천년에 걸쳐 내려왔고, 최근엔 한국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봤다, 크게 당했다라고 하는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일본 측이 그런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정치 지도자나 학문 하는 사람들은 이런 문제가 여과 없이 표출되지 않고 순화 내지는 정리되어서 표출되도록 해야 하는데 지금은 구조화되고 본질화 되는 방향으로 악화되는 것 아닌가 합니다.

   
 
小 “일본 입장에선 文 대통령도 개성이 두드러진 인물”

小=현재 세계는 개인적인 한 지도자가 정치의 중심이 되는 시대가 재현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도 리더십 문제가 있다는 점이 명확하다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아베 총리, 한국 문재인 대통령 모두 개성이 두드러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일본 입장에서 보기에 문 대통령 역시 매우 개성이 두드러진 인물입니다. 촛불집회로 탄생한 정권이기도 합니다. 이 정권이 이른바 운동권이라는 사람들의 큰 지지기반 위에서 확립되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일본 측의 우려는 법원과 정권이 하나가 되어 있지 않은가 하는 것입니다. 저는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일본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 이는 리더십의 문제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小=잘 생각해보면 사법이 개입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2012년 부터였습니다. 이명박 정권 후반부터였는데요. 왜 그 시점부터 개입을 하게 되었느냐.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사안이라고 생각됩니다. 저 나름대로 가설을 갖고 있습니다만, 어쨌든 간에 현재 정권이 들어서 시작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본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 정권이 출범하면서 사법부와 하나가 되어 일을 진행하고 있는 게 아니냐 하는 점이 큰 문제입니다.

小=저는 사안이 생길 때마다 그렇지 않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아베 총리에 대한 이미지 역시도 한국 내에서는 매우 나쁘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가 일본의 기존 총리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아베 총리는 나름대로의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신념이 있었을 겁니다. 철저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향후 한일양국의 미래가 없을 것이다, 한일이 신뢰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한 번은 일본 측에서 과감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신념을 갖고 조치를 취한 것 같습니다.

小=이건 제 생각입니다만, 2011~2012년에 사법개입이 시작된 이유는 (한국의) 역사로 봤을 때 사법 독립이 진행되는 과정의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주체성을 행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을 강조해왔을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한일관계에서도, 미국 입장에서도 매우 곤란한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아마도 한국 국내 정치의 문제였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일본 정부는 이런 내용을 모릅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개인적인 가설로만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말하자면 이헌재 이사장께서 말씀하신 중층적인 문제가 얽힌 것이죠.

小=이번에 미디어의 반응을 보면 매우 흥미롭습니다. 몇 가지 점에서 새로운 현상들이 보였다고 생각되는데요. 한일 쌍방, 자국 정부 정책에 대해서 매우 솔직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는 겁니다. 일본의 이번 조치에 대해서 아사히, 마이니치, 요미우리, 닛케이 모두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마이니치신문의 경우는 매우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다만 산케이는 아베 총리의 정책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강행하라는 논조입니다. 어쨌든 간에 일본의 언론과 정부 간에 간극이 있다는 겁니다. 다만 일반 국민의 입장에선 혐한 감정이 고조된 것은 사실입니다. 일본의 연배 있는 분들이 매우 흥분, 격앙되었고,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小=한국에선 그동안은 젊은 층이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이해됩니다. 하지만 상황이 지금 완전히 다른 국면에 접어들게 됐습니다. 이번에는 한국 측에서 큰 비판을 갖고 반일 운동을 펼치고 있고 일본에선 큰 관심이 없습니다. 상황이 전복된 겁니다. 언론도 마찬가집니다. 일본 문제일 경우에는 한국 언론이 정부에 대해서 큰 비판을 안 하는 게 암묵적 이해였습니다만 이번엔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 대대적인 비판을 하는 걸로 보입니다. 다만 저는 일본정부의 조치들이 적절했느냐는 부분에 대해선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小=이사장님께서 말씀하신 중층성에 관한 얘기인데요, 일한 간에는 국민 차원에서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본에서 최근 화제가 된 것이 한국에서 750만 관광객이 일본으로 오고 있다는 일입니다. 어린이들, 또는 연배 있는 분들을 빼면 현재 5명 중 1명이 1년에 한번은 일본에 여행을 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냐. 일본 스스로가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저에게도 많은 질문이 옵니다. 그래서 저는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게 더 이상하다고 답합니다. 이웃나라에 관심을 갖고, 지적인 호기심을 갖고 여행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한국인은 정치적인 문제가 얽히지 않다면 일본문화를 좋아한다, 선호한다고 대답하면 이해 할듯 말듯한 반응이 돌아옵니다. 국민 차원의 의식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小=일본에서도 제3차 한류 붐이 불고 있습니다. 이사장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매우 중층적인 한일관계란 것이 중충적인 구조로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 해결 방안도 역시 다층적, 다양한 관점에서 고려해야 할 겁니다.

李 “새 질서 형성되는 과정에서 선택을 강요하는 듯해서 되겠나“

李=상당부분 공감합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사법부의 판단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 소극적이거나 아니면 뒤에서 그걸 부추기는 듯한 게 아니냐라고 이야기를 하면 문제를 풀기 어려워진다는 말씀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李=오코노기 교수께서 말씀하신대로 사법부 문제는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해서 문재인 정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국가 간 문제는 해결 되도 개인적 문제가 해결 안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자기가 구제받겠다고 나오고, 구제받겠다는 행위에 대해서 사법부는 판단할 수밖에 없고, 사법부가 판단하면 행정부가 사법부 판단을 어느 정도 존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 간의 문제는 별도로 풀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李=그런데도 이게 문재인 정부가 의도를 갖고 했냐고 나오면 한일 관계 기본을 왜곡시켜서 새롭게 정립하기 위한 의도를 가진 게 아니냐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문제가 더 커지는 것이죠.  한일관계는 싫든 좋든 간에, 원했던 아니든 65년 체제 이후에 일단은 큰 틀에서 정리가 끝났습니다. 그걸 바탕으로 한일관계가 활발하고 긴밀하게 진행되어 왔고 교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많은 한국 사람들이 일본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관광도 가고 일본 사람들도 많이 한국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오고 하면서 밑의 문화 교류는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거죠.

李=지금 동북아를 중심으로 해서 새로운 세력 판도와 질서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을 때 한일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이냐를 중심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조심스러운 문제이기 때문에 멀리 이집트를 예로 들면 시시 대통령 정부가 있는데 이 사람들이 대놓고 공갈을 합니다. 우리가 무너지면 IS가 판을 치게 되고, IS가 판을 치면 평화질서가 무너지고, 그 평화질서가 무너지는 곳은 리비아나 시리아가 아니니까 알아서 (서방에) 우리 정부를 지지하라고 합니다. 사우디에게도 우리 정부를 지지한다면 경제적 지원도 하라고 노골적으로 얘기합니다.

李=동북아에도 그럴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동북아 신질서가 형성되는데 있어서 과연 일본이 쉽게 말해 미국과 관계를 긴밀하게 가져간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역사적으로 미국이라는 나라가 한 행동으로 보면 자기의 본토와 자기 국민이 직접적으로 침해를 받거나 위해를 받기 전에는 불간섭주의로 왔다는 역사적 현실을 아마 일본의 전략가들이 더 잘 알 겁니다. 일본이 새로운 동북아 질서 속에서 위상을 세우고 새롭게 주도권을 잡는데 한일관계를 어떻게 맺어 나갈지, 그걸 맺으면서 일본이 어떻게 주도권을 만들어 갈 것이냐 이것이 아베 정부를 중심으로 한 일본의 상당수 생각이 아니겠느냐 나는 그렇게 봅니다.

李=그렇기 때문에 허심탄회한 대화가 안 되는 겁니다. 위계질서를 포함해서 새로운 동북아질서를 만드는데 있어서, 한국에 대해 일방적으로 너희 어떻게 할래 하고 강요하는 듯하고 한국은 강요당하는 듯한 그런 위치로 몰리는 상황을 만들어가는 듯한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이게 쉽게 안 풀리는 겁니다. 그래서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이 좀 더 큰 눈으로 동북아 질서를 앞으로 어떻게 끌고 나가고 그 관계에서 한반도와 일본, 더 나아가서는 동남아 국가들과 어떻게 갈지를 생각해야죠. 

李=그런 일환으로 시야를 넓히고 생각을 넓혀서 접근한다면 아무리 사법부에서 이뤄진 문제라 해도 풀 방법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풀겠다고 하면 관련된 기업가들이 나서서 해 보는 방법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 국무총리 등 관이 나서서 성의 표시도 하고 넘어가면 되는데 문제를 그렇지 않은 곳에서 자꾸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일본이 좀 더 한국보다 이런 표현하기 싫지만 경제적으로 대국인건 사실이고 군사적으로도 한국보다 훨씬 강한 나라이고 문화적으로도 다양성이나 이런 면이 우리보다 더 앞섰다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한국이 근대사를 통해서 한국이 일본 정부에 의해서 큰 피해를 입었다는 피해의식이 민족 감정 속에 녹아있습니다. 그런 걸 받아들이는 폭 넓은 자세로 접근해야 도움이 될 것입니다.

小 “한일 양국 여론이 더 냉정해져야”

小=아베 정권이 어떤 출구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베 총리의 임기가 그렇게 긴 게 아니기 때문에 앞날에 대해서 책임질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희망사항을 말씀 드리자면 한일 양국의 여론이 조금 더 냉정하다면 그것이 정부에 대한 압력, 압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小=한국과 일본 여론이 양국정부의 치열한 대립을 원하는 건 아닐 겁니다. 극단적 정책을 바라는 것도 아닐 겁니다. 그런 것이 일종의 제동 역할을 하지 않을까. 저는 한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도 주목하고 있는데요. 너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너무 많이 진행되면 현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니까요. 서로가 냉정한 대응을 한다면 정부가 국민의 의지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될 겁니다. 그것이 바람직한 해결 방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李 “日에 안보 강박관념이 강해지는 것 아닌가”

李=첫 번째는 아베 정권이 정치적인 자유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참의원 선거, 헌법 개정 문제도 있고요. 앞으로 동북아에서 일본이라는 나라의 위상을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느냐, 그걸 추구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느냐 하는 데에서 첫 번째 출구가 있다고 보고요.

李=두 번째는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게 있는데 일본이라고 하는 나라의 경제는 오늘날 세계경제와 아주 ‘highly connected(초연결)’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무슨 한 두가지 제재를 한국에 가한다고 원하는 것을 얻거나, 한국이 잘못되면 일본이 좋아지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건 중국과의 관계와 다릅니다. 일본이 이것을 지속적으로 끌고 갈 땐 일본 경제 뿐 아니라 세계 경제, 미국 경제에 전체적인 커다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그게 경우에 따라서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서 어떤 결과를 야기할지 모릅니다. 제가 보는 두 번째 출구는 두 국가 기업인 간의 소통이 아마 문제의 출구로 나아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李=처음엔 대화가 굉장히 어렵겠죠. 문제 하나하나 푸는데 대화가 어렵지만 결국은 우리가 제품을 만들어서 일본이 가져가야 하고 일본 제품이 미국, 다른 곳에도 가고 서로 얽힌 관계를 하나씩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하나의 출구를 만들겠죠.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 한일 밑바닥의 감정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을 거예요.

李=그것은 아마 정치지도자의 몫일 겁니다. 대국적인 입장에서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거냐는 정치 지도자의 몫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李=또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안보 문제와 관련해 일본 측에 하나의 강박관념이 강해지는 것 같다는 겁니다. 미국이 가끔 보이는 소극적 모습에 일본은 경각심을 느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가졌을 것이고, 그러려면 동북아 문제는 우리가 주도권을 가져야겠다, 그러려면 한일관계부터 풀어야겠다 이런 것이 논리적 연계 속에서 이뤄지고 그것이 아베 총리와 정권에서 하나의 강박 관념화 하고 있다 그렇게 봅니다. 만약 참의원 선거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헌법 개정 가능성이 커져서 어느 정도 유연해 진다면 하나의 출구가 만들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일본 정부가 어느 정도 유연해져야 한국 정부도 같이 대응해서 유연해지지 않겠습니까.

李=이 세 가지 단계가 겹치면 문제가 풀리지만 그것이 한두 달 사이에 되지는 않을 것이고 조금 더 경제적 압박이 진행되고 그 진행 과정에서 영향이나 피해가 확산되고 그에 대한 반대 여론, 압력이 커질 것이고 그것이 단순한 한일 관계 뿐 아니라 미국, 유럽으로 확산되게 되는데, 제가 희망하는 건 그렇게 확산되기 전에 두 나라 사이에 출구 전략을 찾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小 “처음엔 일본이 이기지만 이후엔 일본이 힘들어지는 때가 온다”

小=이사장님께서 경제 부총리까지 역임하셔서 역시나 경제문제에 관련해서 적확한 의견을 제시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지적하신 것처럼 한일 경제가 상호 의존적인 관계. 수평적인 상태로 바뀌었습니다. 일본에서 소재나 부품들이 한국으로 넘어오고 한국에서 제품이 제조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때문에 처음 1, 2년 정도는 경제 제제, 지금의 경제 제제가 효과가 있을지 모릅니다. 수출 규제가 효과를 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일본 기업들이 받게 될 피해들도 커질 겁니다. 한일 현재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 된다면 사후 견디기 힘든 그러한 사태에 접어들게 될 겁니다. 얼마 만큼 시간이 걸릴지는 모릅니다. 처음엔 일본이 이기지만 이후엔 일본이 힘들어지는 그런 때가 올 겁니다.

小 “일본이 성공한 시스템 전환되는 데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것은 사실일 것“

 小=그것이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일본에서도 이 규제는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분기점에 나올 겁니다. 기업에서 실제로 나올 거라고 봅니다. 실제 부품이나 소재 업체 입장에서 이번 조치는 너무나 큰 조치입니다. 몇 년 이후에는 한국에서 내부적으로 자체적으로 소재나 부품을 제조할 경우 일본은 해당 기업 자체의 존재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小=이런 사태는 일본 정부가 기대하는 바는 아닐 겁니다. 또 한가지 현재 문재인 정권이 추구하는 정책, 다시 말해 북한 비핵화와 남북 대화를 병행해서 추진하는 것, 이러한 정책은 밸런스 파워라는 측면에서 방향성이 올바른 정책이라고 봅니다. 한쪽만으로는 일방적으로는 이 지역의 세력이 밸런스를 가질 수 없기 때문에요. 새로운 시스템이 미 북 비핵화 협상, 남북 대화, 주변 국가들이 이걸 어떻게 바라볼지도 포괄해서 전체적인 안정 체제를 어떻게 구축할 지에 대한 정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小=일본 정부가 이에 대해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만 일본은 냉전시대의 시스템, 한미일이 연계해서 공산주의 측과 대항했던 경험들이 성공 경험으로 정착되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본의 정치적 안정, 경제적 발전을 만든 것입니다. 일본 입장에서는 성공 체험이죠. 때문에 이 시스템이 전환되고 새로운 시스템을 형성해 가는 것에 대해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새로 완성될 체제가 기존 체제 보다 좋을 것이냐 하는 데 대한 불안도 있습니다.

小=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 회담을 3차례나 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본도 대응하려고 했습니다. 싱가포르에 가려고 했고요. 북미간 딜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정책으로 이행하려고 했습니다. 적극적이지 않을 수 없는 이런 상황에 대응할 시나리오는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겠다는 뜻을 아베 총리가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小=중국 역시 새로운 시스템 탄생에 대해서 매우 주의 깊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냐 하면 호의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기회라고 할 수 있는 게 맞습니다.

小=굳이 말씀 드린다면 한국 정부에 대한 주문이 되겠습니다. 이지금 동북아에서 진행되는 것은 유럽으로 친다면 1970년대 데탕트와 독일 통일 및 EU 통합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필적하는 변화입니다. 그래서 신중하게 진행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현상 승인, 현상 인정이라는 점입니다. 원칙부터 수립하고 이상만을 추구하게 되면 이 프로세스는 성공하지 못할 겁니다. 때문에 서독은 소련의 강요를 받은 국경을 인정했고요. 폴란드 독일 국경이 크게 서측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를 인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소련과의 관계를 정상화 시켰습니다. 독일 폴란드 관계도 이를 통해서 좋은 방향으로 전환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이상이라는 것은 현상을 직시할 때만 가능한 것이라는 사실을 유럽이 보여준 겁니다. 이를 교훈으로 삼아야할 겁니다.

李 “일본이 한번 더 성찰해야”

李=선언적인 내용과 현실적 정책은 같이 갈 수 없을 겁니다. 예를 들어서 독일의 경우 오스트폴리티크(동방정책)라는 걸 내세워서 20 년 이상에 걸쳐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 나중에 통일이 이뤄지듯이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변 국가 관계를 감안해 가면서 남북 관계에 대한 선언적 정책 방향과 구체적 진행을 해 나가는 데 있어서는 현실적 제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서 차근차근 나갈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두 번째 한일관계 문제에 대해선 오코노기 교수님과 같은 생각인데 독일과 폴란드 문제를 풀 듯 이 한일관계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푸는데 있어서 누가 양보를 하느냐 이게 중요한 거예요. 그건 좀 더 크고 좀 더 여유있는 쪽에서 그걸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야지 사법부 동원해서 일본을 곤란하게 하느냐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문제가 꼬이고 나머지 동북아 문제는 아마 중동 문제 만큼 복잡해지고 해결이 안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일본이 한번쯤 더 성찰하는 좋은 계기가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小 “韓”은 이념이 선행, 日은 현실 중시“

小=그렇게 되면 좋겠습니다. 비온 뒤에 땅 굳어진다고 하는데요. 이념과 현실로 나눠 생각하면 한국 분들은 이념이 선행됩니다. 이념을 선행시키고 현실을 바꾸려고 하는 그러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사람은 반대로 현실을 중시하기 때문에 그다지 이념적으로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이번 문제에도 표출됐다고 봅니다. 말씀하셨듯 일본인이 조금 더 이념적으로 생각하고 장래의 동북아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쉽게 그렇게 잘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능력이 부족합니다.

小=그래도 물론 협력하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동북아의 미래, 장래 비전에서 일본이 담당할 역할을 생각할 때 역시 경제적인 역할이 될 겁니다. 현 단계에선 아직 그 상태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장차 한국의 이념, 문재인 대통령이 표방하는 비핵화와 남북 대화의 병행 추진이라고 하는 것이 결실을 맺는다면 그 때는 한일 양국의 협력이 필요할 겁니다.

小=그 협력은 경제적인 협력이 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북일 관계도 타개되고 일본의 경제 협력으로 북한에 들어가게 된다면 실제로 한일 협력 없이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것이 가장 바람직한 형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점은 이사장님께서 지적하신 것과 같습니다. 그것을 토대로 미래를 만들어 가는 방향으로 관계를 바꿔 나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李 “日이 더 큰 역할 스스로 옥죄지 말기를”

李=마지막으로 한 말씀드린다면 이번에 제가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은 일본이 가진 막대한 영향력이라고 할까, 경제력을 무기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 그건 아주 뭔가 미래에 좋지 않은 불행한 일입니다. 그걸 던진 데서 오히려 더 큰 역할을 할 가능성을 스스로 옥죄는 그러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안타깝고 아쉽게 생각한다는 말씀으로 끝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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