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1. 아깝지만 마지못해 도와주는 것
2. 줘야 하는 것보다 적게 주지만 기쁘게 도와주는 것
3. 요청을 받은 다음에 도와주는 것
4. 요청을 받기 전에 도와주는 것
5. 수혜자의 정체를 알지 못하면서 도와주는 것, 수혜자는 당신을 앎
6. 당신은 수혜자를 알지만 수혜자는 당신을 모르게 도와주는 것
7. 수혜자와 기부자가 서로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도와주는 것
8. 수혜자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제데카 품격의 8단계이다. 히브리서에서 정의라는 제대카는 가난한 자들에게 준다는 뜻이다. 오른 손이 하는 일이라는 것은 추상적인 선행이 아니라 가난한 자들에게 준다는 구체적인 자선을 의미한다.

“남을 도와줄 때는 화끈하게 도와줘라, 처음에 도와주다 나중에 흐지부지 하거나 조건을 달지마라, 괜히 품만 팔고 욕먹는다.” 이는 탈무드에 근거한 말이다.

유대인에게 있어 자선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다. 그것도 종교적 의무이다. 그래서인지 유대인들은 자선을 베풀 때도 그 마음가짐에 따라 ‘자선의 품격’을 8단계로 나눈다. 가장 하치의 품격이 속으로는 아까워 하면서 마지못해 도와주는 것이다. 하느님 보기에 썩 이쁘지 않은 것이다.

사실 히브리어에 자선이라는 단어는 없다. 그들에게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마땅한 도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를 자선이라 부르지 않고 정의(체다카)라 부른다.

흥미로운 것은 체다카 품격 가운데 최상의 품격이 상대방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물론 이것에는 물질적 도움만이 아니다. 지식과 정보는 물론 인맥형성 지원 등 상대방의 자립에 필요한 모든 도움을 망라한다. 한 마디로 화끈하게 도와주는 것이다.

보상을 바라지 않고 이렇게 희생적으로 헌신적으로 남을 도와주는 정신을 '헤세드 정신'이라 부른다. 유대인들이 강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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