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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 최진실·엄정화 키운 ‘스타 매니저’ '故 배병수' 살해사건
신소희 기자  |  roryrory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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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31  14: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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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희 기자]故 배병수 살인사건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31일 방송된 채널 A '판결의 재구성' 코너에서는 ‘거물급 매니저’ 배병수 살인사건을 다뤘다.

이 사건의 전말은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4년 12월 11일에 벌어진 연예계 전문 매니저 1세대였던 배병수가 자신의 부하직원이자 최진실의 로드매니저였던 전용철과 공범 김영민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다.

본래 부기와 회계를 가르치는 학원강사였던 배병수 씨는 1980년대 후반, 군대 동기였던 가수 김학래씨를 만나면서 가수 매니저를 시작하게 된다. 배병수씨는 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연기자로 대상을 바꿔 최민수, 故최진실, 엄정화 등을 발굴해 데뷔시키며 그 외에도 다수의 연예인들의 매니지먼트를 맡아 일명 배병수 사단을 만들었던 1990년대초 연예계의 최고 거물급 매니저로 알려져있다.

이 사건은 형사 사건과는 거리가 멀었으나 당시 연예계 내부의 갑을관계를 주목시켰던 사건으로 정·관계, 언론사, 방송사 인사 등 ‘절대 갑’, 연예 기획사 대표라는 ‘갑’, 유명 연예인이라는 또다른 ‘갑’과 신인 연예인, 말단 로드매니저 등 ‘을’ 사이의 지배·복종 관계와 착취 구조 등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알린 것은 이 사건이 최초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예계 내부의 부조리에 대한 의혹과 설만 난무했다.

1993년 여름에 전용철은 고졸 이후 군대를 전역하고 일 없이 지내던 와중에 당시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MBC의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3] 야외 무대에서 배병수를 알게 되어 현장 잡일을 도와주었고 그에게 로드매니저로 채용되었는데, 그는 전용철이 체격이 왜소하고 얼굴이 곱상하며 착하고 성실해 보여 여자 연예인 로드매니저로 어울린다고 판단하고 이후 최진실의 로드매니저로 배정한다.

그러나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던 이들의 관계는 서서히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로드매니저로 채용된 이후 배병수와 전용철 사이에 갈등이 시작되었고 이 때 배병수가 경영하는 연예 기획사의 사무실에서 금품이 없어진데 이어 설상가상으로 기획사 직원들과 그와 계약을 맺은 연예인들의 소지품에서 금품이 없어지는 일이 늘어나자 배병수는 전용철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일이 빈번히 일어나자 전용철을 도둑으로 몰기까지 한데다 사소한 실수를 저질러도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배병수가 전용철을 질책하게 되면서 이들의 불화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다가 결국 1994년 1월 배병수는 전용철을 해고시켰다.

이후 전용철은 자신을 해고시킨 배병수에 대해 앙심을 품기 시작했고 이 시기 최진실이 일약 스타가 되면서 배병수의 명성은 점점 더 높아졌다. 그럴 때마다 전용철은 그에 대한 복수심을 점점 더 키웠으나 전용철에게는 그러한 능력이 없었고, 로드매니저였던 시절에 벌어둔 돈으로 이곳저곳을 전전하면서 오락과 유흥으로 탕진했으며, 돈이 떨어진 뒤에는 카드빚으로 충당하였다. 하지만 독립적으로 매니저 일을 시작하려고 연예계를 드나들다가 우연히 만난 배병수로부터 '너같은 사람은 매니저 할 자격도 없다'라는 말을 듣게되자 전용철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1994년 10월, 전용철은 가진 돈도 떨어지고 천 만원이 넘는 카드 빚마저 지게 된 상황에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의 어느 성인 오락실에서 범행을 공모할 사람을 찾게 되는데, 때마침 절도 등 전과 5범의 김영민(당시 23세)을 알게 되었고, 이들은 '돈을 벌자'는 명목으로 범행을 모의한다. 전용철은 김영민에게 배병수가 돈이 많다는 점과 배병수의 내부 사정을 잘 안다는 점을 이용하였고 그의 범죄 경력까지 합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하여 범행을 제안하였다.

차량과 범행 도구를 마련한 두 공범은 12월 11일 밤 11시, 에스페로 승용차를 지인으로부터 빌린 후 배병수의 집에 도착하였고 초인종을 눌렀으나 응답이 없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두 사람은 배병수의 집 안으로 들어가 숨어 있다가 30분 뒤 귀가한 배병수의 머리를 각목으로 내리쳐서 실신시킨 뒤 안방으로 끌고 간 다음, 결박시켜 깨운 뒤 칼로 위협하여 예금 통장과 현금카드의 위치와 비밀번호를 말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배병수가 저항하자 전용철은 그를 무자비하게 구타하였으며 결국 배병수는 그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을 말해줄 수 밖에 없었다. 두 공범은 필요한 것을 빼앗은 다음 어떤 협상도 없이 그 자리에서 배병수를 전깃줄로 교살하였다.

   
▲ 채널A 갈무리
이들의 살해는 자신들의 얼굴을 아는 배병수가 경찰에 신고할 것이라는 두려움과 그에 대한 복수심도 동반하였다.

다음날인 12월 12일, 두 공범은 배병수의 시신을 경기도 가평군의 야산에 유기하고 범행 증거가 남은 차량을 외진 곳에 버리고 당시로서는 신형 차량인 브로엄을 구입한 뒤 통장에서 배병수의 돈을 마구 인출했고 그 돈을 이용하여 술집 등 유흥업소를 전전했다.

시신 유기 당일인 1994년 12월 12일 배병수의 가족은 그의 거처를 수소문하던 끝에 약 1주일 후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였으며, 경찰은 사건의 파장을 고려하여 수사에 임했다. 주요 수색 대상은 배병수의 집이었고 현장에는 증거 인멸의 흔적이 남아있었지만 여기저기서 격투의 흔적이 발견되었고 안방에서 혈흔이 발견되면서 경찰은 실종 사건에서 강력 사건 수사에 돌입하였다.

그 후 실종 당일인 12월 12일을 기점으로 서울과 부산 등에 있는 현금인출기를 이용하여 누군가 배병수의 계좌에서 총 3820만 원이라는 거액을 인출한 것이 포착되면서 서서히 수사망을 좁혔다. 현금인출기가 설치된 은행 일부에서는 은행 직원들이 두 공범의 인출에 대해 기억하고 있었고, 일부 지급기엔 CCTV가 설치되어 있었다. 목격자들이 진술한 20대 남자의 인상 착의로 용의자의 신원을 추정해 가던 경찰은 배병수 밑에서 로드매니저로 일하다가 몇 달 전에 해고당한 전용철에게 주목하게 되었다. 경찰은 주변에 대한 탐문수사 결과 전용철이 범행 당일 브로엄 승용차를 구입하고 지인에게서 폐차 직전의 낡은 에스페로 승용차를 빌렸다는 사실을 확인하여 전용철이 유력한 용의자임을 확인했다.

1994년 12월 23일 오후 2시 15분, 충청북도 음성군의 중부고속도로 진출로에서 잠복 근무 중이던 경찰관이 범인의 차량을 발견했는데, 운전자는 검문을 위해 다가간 경찰관을 제치고 차량을 급출발했으며, 이후 2시간 동안 경찰과 추격전을 벌였다. 이 차량에는 전용철, 김영민, 2명의 젊은 여성 등 총 4명이 탑승하고 있었는데, 여성들은 배병수가 실종된 1994년 12월 12일 밤에 전용철과 김영민이 찾은 룸살롱 종업원들로 거액의 팁을 받고 함께 강원도의 한 스키장으로 놀러 가는 중이었다. 경찰의 추격 이후 약 2시간 뒤, 차량은 충청북도 진천군에 있는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견되었지만 사람은 타고 있지 않았다.

1994년 12월 23일 오후 6시 40분,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지자 전용철은 경찰에 전화해 자수 의사를 밝히고 차량을 주차한 장소에 나타나 체포되었다. 두 여성은 도주해 친지 집에 숨어 있었고 경찰은 그 집을 급습해 두 여성을 범인 은닉 및 도주 방조 혐의로 검거했다. 김영민 역시 1994년 12월 24일에 서울 서초경찰서를 찾아와 자수했다. 전용철과 김영민이 배병수를 살해한 후 암매장한 사실을 자백함으로 사건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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