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
[신소희 기자]명성교회 목회 세습이 교단으로부터 불법이자 무효라는 판정을 받았다.

6일 명성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재판국은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명성교회 설립자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 청빙(교회법에서 개교회나 총회산하 기관이 목사를 구하는 행위) 결의 무효소송 재심 재판에서 청빙 결의는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앞서 2017년 예장 통합 총회 재판국은 김 목사의 담임목사직 청빙은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서울동남노회 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 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이들이 판결에 반발, 재심을 신청했다. 청빙은 교회법에서 개교회나 총회산하 기관이 목사를 구하는 행위다. 

지난달 16일 예장 통합 총회 재판국이 이 신청에 대해 재심을 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이날로 미뤘었다.  

김 원로목사가 1980년 세운 명성교회는 등록 교인만 10만명에 달하는 초대형 교회다. 김 원로목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장 등을 지낸 개신교의 얼굴로 통한다.

명성교회가 속한 예장통합은 은퇴하는 목회자 자녀가 해당 교회의 담임목사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명성교회가 불법으로 부자세습을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 취임은 세습이 아닌 '정당한 승계'라며 반박하고 있다. 김 원로목사가 은퇴하고 2년이 흘러 김하나 목사가 취임했으니 세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2년 전 재판국도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를 불법세습으로 규정한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등 개신교 시민단체들은 불법으로 개신교 전체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세습으로 일부 세력이 교회의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재판국은 이런 여론에 대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판국의 판결에 따라 명성교회는 교회가 속한 예장의 서울동남노회 지휘 아래 담임목사를 새로 청빙해야 한다. 

하지만 새 담임목사를 청빙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명성교회가 사실상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에 힘이 쏠리면서, 일각에서는 교단 탈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탈퇴가 현실화되면 초대형 교회라, 교단으로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명성교회도 이 답안지를 택할 경우, 교인 탈퇴 등을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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