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편집국장/대기자
“저는 바둑을 통해 인생을 배웠습니다. 정치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크게 보고, 멀리 내다보고, 전체를 봐야 합니다. 바둑에서 국지전의 승부에 집착하지 말고, 늘 반면 전체를 보면서 대세를 살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꼼수가 정수에 이길 수 없는 이치도 같습니다.”

2016년 6월 2일 문재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복기를 하다보면 자신이 왜 그런 착점을 했는지, 더 나은 대안은 없었는지 반성할 수 있고, 이런 반성이 쌓이다 보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마 바둑 4단, 문재인 대통령의 특기는 '복기'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과거 참여정부 5년의 성공과 실패를 '복기'했고  그것을 실천하는 '강수'를 뒀고 작금의 일본의 무역보복에 '초강수'로 대응하고 있다.

바둑에는 대국에 임하는 자세와 전략을 나타내는 ‘위기십결(圍棋十訣)’이라는 아래와 같은 10가지 격언이 있다.

부득탐승(不得貪勝) : 승리를 탐하면 이길 수 없다
입계의완(入界宜緩) : 경계에 진입할 때는 신중해야 하다
공피고아(攻彼顧我) : 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먼저 나를 돌아보라
기자쟁선(棄子爭先) : 돌을 희생하더라도 선수를 잡아라
사소취대(捨小就大) :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
봉위수기(逢危須棄) : 위기에 봉착하면 불필요한 것은 버려라
신물경속(愼勿輕速) : 서두르지 말고 신중하게 대처하라
동수상응(動須相應) : 돌을 움직일 때는 주위의 돌과 호응해야 한다
피강자보(彼强自保) : 상대가 강한 곳에서는 우선 안전을 도모하라
세고취화(勢孤取和) : 세력 속에 고립되었을 때는 화평을 취하라

▲ 문재인 대통령[사진=한겨레 갈무리]
필자 역시 문 대통령과 같은 아마 4단이다. 바둑은 싸움이자 전쟁이다. 우리 경제는 미증유의 위기에 직면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27∼0.4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치가 장기화해 반도체 생산이 10% 감소할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가져올 파장까지 포함하면 충격은 가늠조차 어렵다.

모름지기 전쟁도 배고프면 진다. 지금의 세계는 기업이 살아야 나라거 살고 전쟁에 이긴다. 오늘 바둑의 ‘위기십결’ 중 '사소취대'(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를 고민해 보라 말하고 싶다.

아베 억지에 우리 모두 화가 나는데 당신 역시 오죽하겠는가 그래도 당신은 우리 모두가 믿고 의지하는 대통령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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