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편집국장/대기자
"일본군 출신 딸이 대통령을 하고 친일파의 아들이 집권당 대표를 하는 참담한 현실이 바로 역사왜곡의 원인입니다.”

독립기념관장을 지낸  전직 언론인이자 독립운동사 및 친일반민족사 연구가인 김삼웅 선생이 광복 70년인 지난 2015년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정치는 5공·유신 시절로 회귀했고, 경제는 사상 최고의 실업자와 빈부 격차를 보이고 있고, 일본은 군국주의화로 치닫고, 중국·미국의 패권다툼으로 인한 한반도 전쟁가능성은 최고조에 이르렀는데 정치 지도자들은 아무런 해법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00년 전 을사늑약이나 국치일 시절에 한반도에 암운이 크게 드리웠던 시절과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며 “우리 국민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복 70주년의 기쁨과 감격은커녕 아픔과 안타까움이 짙다고 밝혔다.

이런 역사 역행의 원인으로 김 선생은 “친일 역사를 청산하지 못함으로써 그 악의 뿌리가 다시 활개를 치고 번식을 하고 연대를 이루고 있는 것”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일본군 출신 딸이 대통령을 하고 있고 친일파의 아들이 집권당의 대표를 하고 있는 참담한 시대”라고 표현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친일에 앞장섰던 언론 사주들이나 대학 교수들은 주류가 되어버리고, 독립운동가나 민주화운동, 통일운동에 앞장섰던, 어떻게 보면 헌법에 부합되는 일을 했던 정통세력은 이단시 되어버리는 역사 왜곡, 이런 것이 오늘의 비탈진 국가를 만든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우리나라 친일파가 더 문제예요. 1945년 8월 15일 이후 친일파가 제대로 청산되지 못한 게 오늘까지 이어졌어요."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1880∼1936) 선생 며느리 이덕남(76) 여사는 최근 경제보복을 단행한 일본보다 친일 논란을 빚는 국내 일부 인사들이 더 못마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여사는 광복절인 15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반일 종족주의' 대표 저자로 논란이 된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사죄한다"고 발언한 주옥순 엄마부대봉사단 대표를 거론하며 "일본놈보다 더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땅에서 나오는 쌀알을 먹고 살면서 어떻게 그런 짓을 하나"라며 "내가 나이를 먹어 그렇지, 60살만 됐어도 가만 안 둔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헌법정신을 되찾는 게 위기를 극복하는 근본 원인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광복절 전날인 14일 뜬금없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한 말이다.

황 대표는 “핵심 가치는 자유·민주·공정, 목표는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법치주의”라고 했다. 좋은 말이다. 이어 ‘대한민국 대전환의 5대 실천목표’를 밝혔는데, 여기서부터 공허해졌다.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반기업 정책을 바로잡겠다, 무상복지 대신 맞춤복지를 하겠다, 스타트업과 창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식이었다. 구체적 정책 대안은 준비 중인 2020 경제정책 대전환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밝힐 텐데, 아무튼 정부도 이 방향에 수긍해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황 대표가 굳이 국회의 이승만 동상 옆에서 담화를 발표한 건 이해하기 어렵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초대 대통령이지만 친일파 온존과 독재 정치란 오명도 갖고 있다.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논란이 되는 인물의 동상을 찾아갔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오늘은 일흔네 번째 맞는 광복절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양국 간 경제전쟁의 한가운데에서 맞는 올해 광복절은 어느 해보다도 의미가 각별하다.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유지돼 온 한·일관계의 틀을 전면 재설정 해야 하는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다시는 지지 않는다’는 대통령의 언급에 힘을 얻지만, 작금의 상황은 수입수출 업체들이 상당한 희생을 치르고 있다.

오늘 경축사에서  이번 한일 경제전쟁을 윈스턴 처칠의 ‘좋은 기회를 낭비하지 말자’는 발언처럼 한국이 경제외교적으로 비약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번 광복절 경축사가 대내외적 갈등부터 자유무역 문제까지 우리가 위치한 좌표를 확인해 주며, 정부의 시각을 설명하고 방향성을 제시해 새로운 변곡점을 찍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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