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김민호 기자]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여야의 전면전이 장외까지 확전되는 양상이다. 여권에선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조 후보자 지원사격에 나섰고, 야권에선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조 후보자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여당 내에서도 “마땅한 해명이 나오지 않으면 결단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 이재명 "현 상황, 비이성의 극치, 마녀사냥"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3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녀사냥 그만…정해진 규칙대로 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글에서 "당사자의 소명이 결여된 비판은 많은 경우 실체적 진실과 어긋난다. 이해관계가 개입되면 더 그렇다"라며 "그래서 삼인성호(三人成虎·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라는 말도 생겼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잘못이 있더라도 은폐하고 두루뭉술 넘어가자는 것이 아니다. 고발하면 수사해야 하니 수사개시가 청문 거부 사유가 될 수는 없다"라며 여당 입장과 궤를 같이 했다.

이어 "수사는 수사기관에 맡기고 법에서 정한 대로 청문회를 열어 질의자는 충분히 묻고 후보자에게는 해명 기회를 준 후 판단은 국민이 하게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 김부겸 "조국 검찰 수사, 청문회 때까지 멈춰야 한다"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엄호에 나섰다. 김 전 장관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한국당이 가족을 증인으로 출석시키지 않으면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아예 안 하겠다는 작전을 들고 나왔다"며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한국당 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여러분도 다 자식 키우고, 가족이 있을 텐데 어찌 그리 모지느냐"고 비판했다.

김 전 장관은 "아버지의 면전에 자식을 세우고, 아내 앞에 지아비를 세워 그렇게 신문을 해야겠느냐? 하물며 조 후보자의 노모는 여든이 넘으셨다고 한다. 법 이전에 인륜이란 것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장관은 "한국당의 속을 짐작 못 할 바는 아니다. 어떻게든 심리적 압박을 가해, 자진 사퇴를 받아내겠다는 것 아니냐. 그러나 국민은 후보자 본인으로부터 직접 경위와 해명을 들어볼 권리가 있다. 조국 후보가 두려운 게 아니라면, 최소한의 반론권은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언론인 여러분께도 부탁드린다. 검찰이 전방위에 걸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청문회도 하게 되어 있다. 흑백이 가려질 것"이라며 "그러니 이제 그만 다그쳐달라. '우리는 의혹을 제기할 테니, 해명은 네가 청문회에 가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쓴 기사가 이미 수만 건에 이른다고 하지 않느냐"고 했다. 

김 전 장관은 "한국당은 원래 합의로 돌아가 예정대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 검찰 수사도 청문회 때까지 멈추어야 한다. 후보자가 청문회 준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정정당당한 태도"라며 "청문회를 지켜본 다음, 그래도 남는 의문점이 있다면 본격적으로 하면 된다"고 했다. 

◆ 유시민 "조 후보 둘러싼 일들 보면 '인간이 무섭다' 생각 들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2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최근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일들을 보고 있으면 인간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방송에서 "국회 인사청문회의 도입취지가 능력과 자질검증을 위해서가 아니라, 후보자의 약점을 들춰내서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는 무대로 쓰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무조건 조국을 떨어트려야 한다는 욕망이 언론보도를 지배하고 있다"면서 "인사청문회 개최도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청문회를 통해 법을 위반한 사실이 하나라도 드러나면 조국 후보자가 사퇴할 것으로 본다"며 조 후보를 두둔했다.

자신의 모교인 서울대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순수하게 집회에 참석한 학생이 많은지 집회에 나온 사람들을 보러 온 자유한국당 관계자가 많은지는 확인할 데이터가 없다"고 덧붙였다.

◆ 홍준표 "내가 검사면 조국 1시간 안에 자백 받아낸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검사로 다시 돌아간다면 조 후보자로부터 1시간안에 의혹과 관련된 자백을 받아낼 수 있다"며 "요즘 검사들은 (정권) 눈치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아직도 좌파 진영에서는 '조국이 직접 한 게 아니지 않느냐', '가족들 문제 아니냐'라고 방어하는 것을 보니 참 기가 막힐 노릇"이라면서 "그 잘난 조국이 그 가족 공동체의 의사 결정 주체가 아니었던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 딸이 자기 역량으로 논문저자· 외고 입학· 고대 입학· 서울대 환경대학원 입학· 부산대 의전에 입학 할수 있었다고 보는가, 웅동학원 사학비리· 아들의 병역회피· 펀드 사기·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도 본인 작품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홍 전 대표는 "모든 의혹의 핵심에 조국이 있는데, 그가 직접 한 것이 아니라서 괜찮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보들아,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말은 이때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 원희룡 "친구야, 이쯤에서 그만 둬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원더플 TV'에서 조 후보자를 비롯한 여권에 몸담고 있는 386 세대를 '진보 꼰대'라고 맹비난했다.

원 지사는 "제가 친구로서 권한다. 대통령이 강행해서 문재인의 조국이 될지 모르겠지만, 국민의 조국으로서는 이미 국민들이 심판을 했다"며 "우리 동시대의 386들을 더 이상 욕보이지 말고 부끄러운 줄 알고 이쯤에서 그만둬야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 지사와 조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다.

원 지사는 "시대가 바뀌었는데 자신들이 진리라고 착각하고 있는 시대 착오적인, 화석화된 80년대의 운동권 이데올로기 모습을 안타깝게 보고 있다"며 "저는 집권 386 또는 이념을 고집하는 386이 진보 꼰대라고 생각하고 그런 말에 동의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조국이 현재까지 보여준 모습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진영논리에서 편 싸움에서 밀려서는 안되기 때문에 밀고 가야 된다는 논리 자체가 얼마나 철저한 편가르기이고, 진영논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박용진 “조국, 딸 의혹 해명 못하면 결단해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CBS라디오에서 “조 후보자가 충분히 해명할 것이라 믿지만, 만일 국민들이 납득할 해명을 내놓지 못하면 최악의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결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어제 지역구에서 3시간 땀 흘리면서 사람들을 만났는데 (민심이) 심각하다고 느낀다”며 “박용진을 지지했고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지지했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층에서 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을 하고 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층이 (조 후보자 관련한)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교육 문제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역린이다. 국민들이 결코 양보하지 못하는 기회의 평등 문제에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며 “조 후보자의 딸이 한영외고를 들어갈 때, 고려대를 들어갈 때, 부산대 의전원에 들어갈 때 가진 행운과 특별한 케이스가 해명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당연히 대한민국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가지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고위층 자제가 특혜를 누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박 의원은 “이 수시전형 자체가 오히려 사회적 불평등을 강화하고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며 “부모를 누구를 만났던지 본인이 열심히 노력하는 것으로 기회의 평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대학교 교육인데 그것이 무너져가고 있다면 제도적으로 (학종을) 다시 재검토해야 된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김종민 민주당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만약 조 후보자가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딸의 대학 입시나 논문 저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면 법적인 책임이 없더라도 도덕적으로 아주 심각한 문제”라며 “조 후보자가 관여를 안 했더라도 부인이나 딸이 조 후보자의 사회적 지위나 재력을 이용해서 영향을 미쳤다면 법무부장관으로 신뢰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다만 “만약에 (논문을 지도한) 교수가 조 후보자와 관계없이 교육적 판단이나 우호적 판단으로 배려를 해준 정도라면 조금 더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그 교수는 일단 아빠가 누구인지 몰랐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향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편 들어주는 것은 고맙게 생각하지만 오버하지 마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에 출연해 "유시민씨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지 더불어민주당 당원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유 이사장이 전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조 후보자 사퇴 촉구 집회를 놓고 "순수하게 집회하러 나온 대학생이 많은지, 구경하러 온 한국당 관계자들이 많은지 알 수가 없다"고 주장하고 "지금 대통령과 조 후보자를 욕한다고 해서 누가 불이익을 주느냐. 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들 그렇게 집회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데 대한 비판이다.

박 의원은 "유 이사장 발언은 도와주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한 번에 검찰, 언론, 대학생을 다 등 돌리게 만드는 일을 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또 유 이사장의 마스크 발언과 관련해 "마스크를 쓰지 말라구요? (집회 참석자들이) 엄마, 아빠한테 (공부하라고 하는데 왜 거기에 있느냐고) 혼나서 그렇다"고 꼬집었다. 

그는 "유 이사장의 20대나 박용진의 20대, 지금 대학생의 20대나 피의 온도는 똑같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비슷하다"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고 말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 후보자의 딸 조모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의학논문을 '에세이'라고 표현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향해서도 "에세이라고 하면서 뭐가 문제냐고 이야기하시는 바람에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며 "조 후보자와 청문회를 준비하는 민주당 청문위원들을 더 난감하게 만들었다"고 평했다.

박 의원은 "도와주시려는 마음은 알겠지만 이재정 교육감, 유시민 이사장은 (민주당) 당원이 아니면서 오히려 이 상황을 잘 관리해서 청문회까지 가서 진실을 드러나게 하려는 민주당과 법사위 청문위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힘들다"며 재차 자중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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