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사무실 로비에서 입장 발표를 마치고 승강기를 탑승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30일 "'조국사태'에 있어서 우리가 분노해야 할 지점은 '강남좌파'의 위선적 행태에 더해 잘못된 입시제도와 비리사학을 이용한 부정한 축재"라고 비판하면서 '강남좌파'란 단어를 꺼내 들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기회와 과정에서의 공정(함)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제도에 허점이 너무 많아 변칙이 용인 되는 것에서 출발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분노가 1회성으로 끝나면 앞으로 제2. 제3의 조국(법무부 장관 후보자)이 또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아직도 숨겨진 조국이 너무나도 많이 횡행하는 것이 좌우를 막론하고 한국 사회의 현재 기득권층들임을 국민들은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31일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일본과의 관계가 파탄나면 당장이라도 나라가 망할 것처럼 이야기했던 한국당은 장외투쟁을 예고하며 지금은 '조국타도'만 외친다. 법무부 장관 하나 뽑는 일이 한국과 일본의 건곤일척의 역사전쟁보다도 더 중요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강남좌파' 조국은 장관의 자격이 없는 것일까? 만약 그의 삶에 불법적인 행위가 없었다고 한다면, 그때에도 그에 대한 지지자들의 배신감이 장관 임명의 기준이 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29일 오마이뉴스는 "우리는 조국이 처음 사회적으로 등장했을 때 그에게 강남좌파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었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는 애당초 서민이 아니었다. 학벌도 좋고, 돈도 많으며, 심지어 얼굴도 잘 생긴 그는 상위 1%의 계급에 속한 이였다. 우리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기에 강남좌파라는 칭호에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았다"면서 "그런데도 우리는 그의 등장에 환호했다."고 했다.

이어 "비록 그가 서민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계급적 이익에 반해 진보적으로 발언했고 또한 실천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의 신념을 위해 기꺼이 계급적 이해를 버렸다. 더 많은 돈과 권력을 누릴 수 있었음에도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비록 빛을 바래긴 했지만, 재단과 펀드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2011년 전북대 강준만 교수의 <강남좌파>라는 책이 출간되기 전부터 조국 후보자는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강남좌파로 불렸다. 조 후보자는 또 이런 비판에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이른바 조국의 강남좌파론이다. 

조 후보자는 당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강남좌파에 대해   "나를 강남좌파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강남에 사니까 보수적이려니 하는 것은 기계론적 접근이다. 나는 오히려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강남좌파, 영남좌파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자신의 저서 '나는 왜 법을 공부하는가'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드러낸다.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하고 유학을 다녀온 자신에게 "좌파엘리트, 강남좌파 등의 비아냥거림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하지만 내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5개월간 감옥에 있었다고 하면 많은 사람이 놀란다…이 양극단의 과거가 지금의 나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당시 조국 서울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가 21일 오전 자신을 향해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는 보수언론에 대해 '일침'을 날렸다. 구체적으로는 <동아일보> 3월 21일자 김순덕 논설위원이 쓴  칼럼 '분당우파 VS 강남좌파'에 대한 반박이다.

김 논설위원은 이 칼럼에서 "조 교수가 말하는 공정, 정의, 복지 같은 이른바 진보 가치도 아름답기 그지없다"면서도 "하지만 자기 딸을 외국어고를 거쳐 이공계 대학에 진학시키고는 '나의 진보적 가치와 아이의 행복이 충돌할 때 결국 아이를 위해 양보하게 되더라'고 털어놓는 경향신문 인터뷰를 보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조 교수를 공격했다.

김 논설위원은 이어, "'학생을 공부기계로 만드는 현 교육체제를 바꾸려면 일차적으로 공부하는 시간을 제도적으로 줄여야 한다'던 그의 글만 믿고 따라 한 학부모나 학교가 있었다면 완전 뒤통수 맞은 거"라며 "딸을 외고 보내고도 '외고 죽이기'에 앞장섰던 노무현 정권 때의 김진표 교육부총리와 참 많이도 닮은 사람이 '진보집권플랜'을 내놓다니, 그게 어떤 정권일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트위터를 통해 "<동아>가 연속으로 나를 깐다, 내가 유학 마치고 귀국 후 딸아이가 한국 학교에 적응이 잘 되지 않아 영어로 수업하는 외고 국제반에 진학했다"며 "(동아일보는)딸 아이 외고 보내놓고 무슨 교육개혁 운운이냐고 비난한다"고 답했다.

그는 또 "나는 내 속의 '위선'과 '언행불일치'를 직시하고 이를 고치려고 노력할 것이나 <동아>의 공격에 위축될 생각은 없다"며 "<동아>는 '강부자', '고소영' 층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 '강남 좌파' 할퀴기에 여념이 없다, 측은하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김순덕씨의 철학은 전형적인 '기계적 유물론'"이라며 "사람은 출신계급의 이익에 종속하여 살아야 한다는 저급철학, 사람과 삶의 복잡성을 자신의 철학에 끼워 맞추어 재단하고 비난하는 것도 반복하면 습성이 된다"고 덧붙였다.

물론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조 후보자 가족의 펀드나 딸의 대학입시 등에 많은 이들이 분노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현재 사법개혁에 그만한 적임자는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그는 아주 오랫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사법 개혁을 꿈꿔왔으며, 비 사시 출신으로서 기존 법조계 카르텔로부터 자유롭고, 그러면서도 또한 그들이 절대 무시할 수 없을 만큼의 내공이 있다. 이미 조국은 사법개혁을 넘어 정권의 상징이 되어버렸고, 그의 진퇴는 현 정권의 명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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