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검찰총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신소희 기자] 지난 3일 네이버 한 블러그에 올라온 '당신이라면 이런 경우 어떻게?' 글이 SNS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를 빗대 질문 형식으로 쓰여진 해당 글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수사를 놓고 검찰과 청와대 사이 파열음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묘한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다음은 해당 글 전문이다

1. 현 정권에서 정권 창립 공으로  치면 내가 훨씬 큰데, 나에게 준 벼슬보다 더 높은 벼슬을 나보다 공이 작은 자에게, 게다가 나보다 나이도 어린 자에게 주어 내 직속 상관에 앉히려는 임명권자의  처사에 불만이 없겠는가?

2. 나의 상관으로 임명받은 그 자는 내가 현재 벼슬을  받을 때 앞장서서 극력 반대했던 자인데, 내가 그 자 밑에서 일해야 하게 된 상황을 어떻게 견디겠는가?

3. 나의 상관 벼슬을 받은 그 자는 나의 대학 한참 후배일 뿐만 아니라 공부도 못해서 그 흔한 고시 합격도 못한 무능한 자인데, 전부 고시 합격한 자들로 구성된 우리 조직원들이 그런 자 밑에서 지휘를 받게 되는 상황에 불만이 없겠는가?

4. 겉모습과는 달리 그의 삶을 뒤져보니 온통 불법, 탈법, 비리, 변칙, 거짓으로 가득찬 새끼인데, 그런 자가 우리 조직에 와서 정의를 세우겠다고 하니 그야말로 삶은 소대가리가 앙천대소한다는 김정은의 말 그대로가 아닌가?

5. 그런데 안 그래도 꼴도 보기 싫은 이 인간은 평소에도 우리 조직(검찰)을 개혁해서  우리가 가진 권력을 빼앗아 경찰에 넘겨주는 것이 자기 소신이자 국정철학이라고 떠벌리고 다니던 자가 아닌가?

6. 우리 조직의 힘을 빼앗아 경찰로 넘기려는 자가 우리 조직의 최고 수장으로 오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다가는 나는 뭐가 되겠는가? 그리고 나의 부하들은 나를 어떻게 볼 것이며, 나의 지휘를  따르려 하겠는가?

7. 나의 임명권자가 임명식 자리에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법과 원칙대로 일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던가? 비록 그 상대가 나를 임명한 대통령일지라도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고 처리해야 마땅하거늘 그 밑의 썩어빠진 후배놈, 나를 미워하는 놈을 위해 내가 왜 법대로, 원칙대로 하지 못한단 말인가?

8. 그리고 이번 사건은 그 의혹들이 너무 많이 공개되고 너무 뻔하고 국민들 대부분이 이미 그 진실을 알고 있는데, 여기서 내가 만약 이놈을 감싸주기 위해  진실을 감추려 하다가는 전국민적 분노가 나에게 쏟아질 텐데, 내가 왜 이런 놈을 위해 똥바가지를 독박으로 덮어 써야 하는가? 내가 정말 바보거나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9. 뭐라고? 촛불혁명 정권의 성공을 위해 사리사욕을 버리고 나를 희생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여보시오, 지금 어린애들 앞에 앉혀놓고 농담하시오?

10. 이번 사건을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기만 하면 나는 그간의 온갖 나쁜 이미지를 싹 씻어버리고 일약 정의로운 검찰의 표상으로 국민적 영웅이 되어 앞으로 더 높이 출세할 수도 있는데, 내가 어찌 이런 하늘이 준 기회를 헛되이 날려버리고 스스로  똥통에 빠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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