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조국 동생 전처·펀드투자 업체 대표 등 압수수색
[김홍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로 코링크PE(조국 펀드 운용사)의 실질적 운영자로 알려진 조범동(36)씨가 국회 인사청문회 직전 핵심 증인에게 '입맞추기'를 강요한 통화 녹음 파일이 10일 공개됐다. 녹취록은 글자 크기 10포인트로 14페이지 분량이다. 녹취록은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 측에서 작성했다.

웰스씨앤티는 조 장관 가족의 코링크PE 투자금 14억원 중 13억8000만원이 흘러 들어간 가로등 점멸기 생산업체.

조씨의 전화를 받았던 웰스씨앤티 최모(54) 대표는 10일 오후 늦게 기자들과 만나 "녹음 파일을 검찰에 제출했다"고 했다. 이어 최씨는  "나는 몰랐고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범동씨가 '조국 펀드' 투자사를 우회 상장하려고 시도했다"며 "조씨가 해외 도피한 이후에야 자금 출처가 조 장관 아내인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해외 체류 중인 조씨가 귀국하는 대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실과 연합뉴스 등이 공개한 조씨와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 간의 녹취록에 따르면 조씨는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 조국 후보자가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했다. 사모펀드를 둘러싼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격이던 조 장관에게 타격이 가는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웰스씨앤티는 조 장관 일가족이 14억원을 출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에서 13억 8500만원을 투자한 가로등점멸기 업체다. 코링크PE의 등기상 대표는 전날 최 대표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상훈 대표지만, 일각에선 조씨가 코링크PE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와 최 대표는 자본시장법,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11일 한 매체가 밝힌 녹취록의 내용을 살펴보면 조씨는 최 대표에게 "(입을 맞추지 않으면) 조 후보자가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후보자 측은 어떻게 얘길 할 거냐면 '내가 그 업체(웰스씨앤티)에서 돈을 썼는지, 빌렸는지, 대여했는지 어떻게 아느냐. 모른다'(라고 말할 예정)"고 했다. 통화 후 14일 만에 열린 청문회에서 조 장관은 "돈이 어디로 투자되는지 나는 몰랐다"고 반복했다.

또 조씨는 최 대표와의 통화에서 "웰스씨앤티가 2차전지 업체에 (투자)한 것으로 되면 배터리 육성 정책 (정보를 미리 입수했다는) 완벽한 정황이 인정된다"며 "완전히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으로 (조 장관이 당시 민정수석이어서) 전부 다 이해 충돌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조씨는 "난리가 난다" "같이 죽는다" "조 후보자가 낙마한다" "수소차까지 엮여서 기자들이 좋아하는 그림이 완성된다"는 말을 쏟아냈다. 그는 최 대표에게 "내 통장에는 조 후보자 일가족으로부터 돈이 들어온 게 없다"는 취지로 말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최 대표도 대화 곳곳에서 "우리가 같이 조국이를 키우자는 뜻에서 다 하는 것" "조씨 아저씨(조국)한테 해(害)가 안 가야 하는 것이 중점" "조 선생이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 문재인 대통령 3차산업(업종에 투자했다는 것) 때문에 곤란해질 수 있다"며 맞장구를 쳤다. 그는 자금 출처를 숨기자는 조씨의 제안을 받고 "지금 죽은 사람과 계약서를 써놓고 정리하자는 것이냐. 죽은 사람이 지금 돈을 어떻게 넣어놔"라면서 황당해하기도 했다.

이들의 통화는 국제 인터넷 전화를 통해 지난달 25일 이뤄졌다. 조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개최를 놓고 여야가 힘겨루기를 하던 시점이다. 조씨는 지난달 중순 사모펀드 의혹이 불거지자 필리핀으로 출국해 ‘도피성 출국’ 논란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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