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 추석연휴 첫날인 12일, 우울증과 조울증으로 진료를 받는 환자들이 해매다 증가해 최근 5년간 약 30% 가까이 급증했다는 조사가 나왔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2013년 58만4949명에서 2018년 75만2211명으로 28.6% 증가했고, 조울증은 2014년 7만5656명에서 2018년 9만5785명으로 26.6% 증가했다.

남 의원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에 가족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평소보다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어 스트레스에 대한 적절한 대비나 조치가 필요하다”며 “한가위 연휴를 맞이해서 나홀로 있을 수 있는 가족, 이웃들에 대해서 안부를 확인하고 배려할 수 있는 따뜻한 명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이모(49)씨는 최근 다시 재취업에 나섰다. 설계사 성과는 저조했고 수입은 불안정했기 때문이다. 20~30대 시절엔 여러 회사를 거치며 사무직 일을 했고, 남들보다 특이한 기술이 있지도 않았다.

설계사를 그만둔 뒤 얼마 되지 않아, 직원이 800여명 가량인 전산 개발·관리업체 A사에 현장 관리직군에 지원했고 면접까지 합격했다. 본사에서 열흘간 연수까지 받고 정식 출근을 기다리던 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어왔다. A사의 갑(甲)인 고객사에서 "나이가 너무 많아 현장에서 다루기 어렵겠다"며 이씨를 거부한 것이다. A사는 이씨에게 "미안하다"며 연수비만 지급하고 보내기로 했다.

미혼에 부모님을 '나 홀로 부양'하는 이씨는 현재 다시 구직 중이다. 그는 어떤 직종을 찾느냐는 질문에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면 된다"고 했다. 그는 "20대, 30대도 줄섰는데 곧 오십을 바라보는 사람을 뽑을 회사가 어디 있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이씨는 추석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명절이 다가오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고 답했다.

이렇듯 소위 '낀 세대'라 불리는 40대의 현주소는 어떨까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40대 고용률은 0.2%p 하락한 78.5%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부터 19개월째 내리막길이다. 지난달엔 다른 연령대에서는 다 증가했는데 40대만 유일한 마이너스(-)다. 취업자 수는 더 심각하다. 2015년 11월 이래로 자그마치 46개월째 연속 감소하고 있다.

현재 40대는 1970~1979년생들이다. 1990년대엔 'X세대'라 불리며 풍요롭게 학창시절을 보내던 세대다. 이들은 20대에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맞는다. 대학을 다니거나 갓 졸업해 취업시장에 뛰어들려던 시기다. 주변에서 일자리를 잃어 생계가 무너지는 걸 지켜봐야 했다. 30대인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다. 가정을 꾸리거나 한창 일할 시기에 직장에서 잘리거나 사업장을 닫아야 했다.

어느덧 40대가 된 이들에게 또 다시 시련이 다가오고 있다. 아니 다가왔다. 10년 주기로 삶이 요동치는 것인지, 이제는 최악의 취업난과 맞서게 된 것이다.

구직을 아예 포기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통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40대의 구직단념자는 6만828명으로, 1년 전보다 26.1% 급증했다.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하는 구직단념자는 아예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으로, 실업률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 구직단념자가 많아질수록 실업률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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