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오른쪽)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후 경기 의정부지방검찰청에 열린 '검사와의 대화'를 마치고 구본선(왼쪽) 의정부지검장과 인사를 나눈 뒤 청을 빠져 나오고 있다.
[김민호 기자]‘조국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임무영 검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무영(56·사법연수원 17기) 검사는 조 후보자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다. 그는 1985년 제27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17기로 마쳤다. 부산지검 공안부 부장검사, 춘천지검 영월지청장, 수원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 부산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 대전고검·서울고검 검사 등을 역임했다.

임 검사는 조국 법무부 장관이 20일 의정부지검을 방문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른바 ‘검사와의 대화’ 자리를 가진 데 대해 검찰개혁이 필요하나 조 장관은 그 적임자가 아니다고 비판해 파장이 예상된다.

임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서 “일시, 장소, 참석자, 내용이 모두 공개되지 않고 사전각본도 있는데 도대체 그런 걸 뭐하러 하는지, 추구하는 바가 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임 장관이나 총장이 전국 청을 두루 돌면서 검찰 구성원들과 대화를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왜 그걸 하필 ‘지금’ 하느냐는 의문”이라고 되물었다.

그는 2003년 TV로 생중계된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검사와의 대화’를 언급하면서 “생방송으로 이뤄졌던 그 토론회의 경기장만큼은 공정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날 조 장관의 검찰청 방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임 검사는 “이미 전임자들이 수도 없이 해왔던 행사를 다운그레이드 해 열면서 새로운 이름을 붙였다고 갑자기 실질적인 변화가 생기느냐”며 “전국 검사들에게 의무적으로 한 가지씩 법무행정 또는 검찰개혁에 대한 질문이나 건의사항을 써내게 하고 그걸 모아 질의응답집을 온라인에 게시하는 게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보준칙의 전례에서 보듯이 (조) 장관의 정책들은 자신을 겨냥한 칼날을 무디게 만들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라는 일반적 의심까지 더해 보면 오늘의 저 퍼포먼스가 무엇을 추구하고자 하는지 심히 의구스럽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검찰개혁은 필요하고, 아마도 어딘가에 적임자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조국 장관은 그 적임자는 아니다”라며 “지금 신임 장관이 검찰개혁을 부르짖는 것은, 마치 유승준이 국민들을 상대로 군대 가라고 독려하는 모습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앞서 임무영 서울고검 검사는 지난 4일에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임 검사는 당시 글에서 “의혹들 중 굵직한 것만 골라도 자녀의 입시비리, 웅동학원 관련 토지매매대금 포탈, 사모펀드와 투자금 의혹 등 세 가지가 있다”며 “과거의 다른 후보자들이라면 그중 한 가지 정도의 의혹만으로도 사퇴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검사는 그러면서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 문창극 총리 후보자, 박희태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이 직을 내려놓았던 이유를 설명한 뒤 “조 후보자보다 더 무거운 의혹을 받았던 분들은 없다”고 했다.

그는 조 후보자의 과거 트윗에 빗대 “조 후보자는 언관에 탄핵당하고 있음에도 사실 여부를 떠나 사직하기는커녕, 새로이 장관에 취임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임 검사는 조 후보자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불기소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국민들은 누구도 그 결론을 믿지 않아 분쟁은 끝없이 계속될 것”이라며 “혹시라도 조 후보자의 혐의가 인정되는 안타까운 결론이 내려진다면 검찰에 구속되는 현직 법무부 장관이라는 사상 초유의 비극적 사태가 발생할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법무부 대변인실은 “질의응답은 사전 준비된 바 없고 ‘사전각본’도 없었다. ‘일과시간에 꼭두각시처럼 준비된 말을 읊게 만든 다음 일장 훈시나 하는 식’의 행사도 아니었다.”며 “언론에 비공개한 것은 진솔하고 자유로운 대화와 건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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