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김민호 기자] "법무부 장관입니다, 신속히 하세요"

조국 장관은 2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압수수색에 놀란 부인의 전화를 건네받아서 건강 상태가 안 좋으니 배려해달라고 했을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수사 지휘가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법무부는 조국(54) 법무부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이 이뤄지던 때에 압수수색 중인 검사와 통화했다고 밝힌 이후 해명을 내놨지만 검찰이 바로 반박했다. 검찰과 법무부의 말이 엇갈리면서 조 장관이 수사 검사와 전화를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조 장관이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긴급 의총에서 조 장관 탄핵 소추 추진과 형사 고발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는 "헌법 또는 법률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명백한 탄핵 사유"라며 "직권남용에 대한 형사고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권성동 한국당 의원은 "제발 좀 물러나 줬으면 좋겠다는 그런 바람을 지금 가지고 쳐다보는 것"이라며 "그래도 사퇴할 용의 없습니까?"라고 묻자 조 장관은 "책임감을 느끼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사실상 사퇴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이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조 장관을 해임하지 않는다면 탄핵소추안 발의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조 장관을 엄호했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 "장관께서 시대적 소명을 안고, 검찰 개혁을 수행해야 하는 법무부 장관의 무게를 감당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 출신 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조 장관과 압수수색 담당 검사가 통화한 사실을 공개한 것을 강하게 성토했다.

민주당은 이번 폭로로 한국당과 검찰의 내통과 유착이 드러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 "피의사실을 알려주는 정도가 아니고 아예 내통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라고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주영 국회 부의장이 한국당 긴급 의총을 이유로 대정부질문을 정회한 것에 대해서도 강력 반발하며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못박았다.

이날 SNS에 <익숙한 불법>이란 글이 올라왔다.

해당글에 따르면 법무장관이 자택 수색중인 검사와 전화 통화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옳다고 전재했다.

그러면서 "지난번 영동대총장과의 '별 것 아닌' 통화로 공격 받은 적이 있으니, 어떤 빌미를 줄 것인지 최소한 예상하고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그런 통화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 검사와의 전화도 뭘 봐달라거나 압력을 행사하는 내용은 아닐 것이다. 내용과 관계없이 '오해 받기 딱 좋은 전화'라는 형식만 오로지 문제가 되는데, 오해 받을 일은 애시당초 안 하는 게 맞다. 특히 이런 예민한 시기에는."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간과하는 게 있으니, 통화한 사실이 세상에 어떻게 알려지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별로 문제 삼지 않는다는 것 . 수색 검사와의 통화사실은 100% 검찰에서 나온 정보. 그것도 조국잡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야당의원, 게다가 검찰 출신에게 그 정보를 줬다면 이건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내용을 유출한 명백한 불법이자 검찰의 빼박 정치행위. 기자들에게 '단독' 거리를 툭툭 던져주며 똥개 훈련시키듯 해온 행태도 기자들은 물론 독자한테 너무나 익숙해져서 그 내용에만 온통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고. 도둑질도 해버릇 하면 죄책감 같은 건 사라지게 마련. 요즘 단독 타이틀 달고 나오는 기사는 거의 불법으로 취득한 '장물' 정보라고 보면 된다. 도둑질과 다를 바 하나 없다. 통화사실을 공개한 야당의원의 행위 또한 불법에 근거. 불법을 밥먹듯이 하면서, 검찰은 무엇에 근거에 조사를 한다는 건지. 이러니 세상이 안 시끄러우면 오히려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광덕 의원이 그 통화를 '압력'이라고 주장하려면, 통화한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통화 내용은 무엇인지, 그가 그렇게 정보를 얻은 것이 불법은 아닌지부터 명확하게 밝혀야 말이 된다. 주광덕의 말을 듣고만 있을 게 아니라 "그 정보 어디서 어떻게 얻었는데?" 하고 집요하게 따지는 게 기자들이 독자들을 대신해 해야 할 일. 기대 난망이지만."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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