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달빛포럼 회원들<좌에서 3번째 나명현 대표>
어제 저와 달빛포럼 회원들, 그리고 많은 지인들이 서초동 촛불집회에 참석했습니다.<사진> 오늘 지인이 전남 순천에서 70세가 넘은 박종택 선생님이 서울 다녀와서 쓴 글을 보내왔습니다. 같은 생각, 같은 느낌, 같은 분노를 200만 참가자들이 느꼈을 것입니다.

해당 글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순천 호수공원에서 28일 12시경에 서울행 버스가 출발하였다. 다시 도착하니 29일 새벽 2시 20분이었다.
주차장에 가니 나의 ‘모닝 ’ 이 주인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 고맙다. 찬 공기에 나를 기다려 주었구나!” 텅 빈 도로를 달려 월등 집에 도착하니 2시 40분이었다.

아무리 자려해도 잠이 오지 않았다. 왜 그런지 나도 모르겠다. 그렇게 해서 이렇게 쓰고 있다.

김정호님, 박선택님이 모든 사항을 준비, 추진, 진행하였다. 정말 수고했고 고맙다. 대형버스 대절 비용이 들어가니 최소한 20명은 되어야 한다고 했다. 1인당 회비 5만원씩 이면 100만원이 된다. 사실 이번 서울 촛불혁명 참가는 길고 차분한 준비가 아니라 급박한 결정이었다.

시간이 임박해도 성원이 차지 않아 서울행을 포기할까 망설이기도 했는데, 막바지에 27명이 동행하게 되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다음 서울행에도 동행해주면 좋겠다.

집회에서 느낀 점을 정리해본다.

1. 생각보다 너무 많이 모였다!

처음에는 사회자가 약 10만이라 했다. 조금 있다가 30만이라 했다. 또 조금 있다가 50만이라 했다.
“ 여러분, 죄송합니다.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분노하고 계신지 정말 몰랐습니다. 80만이 넘었습니다.”
사실 현장에서 보면 30만 이상이 되면 도대체 얼마인지 가늠이 서지 않는다. 말 그대로 인산인해이기 때문이다. 사회자가 죄송하다고 하면서 80만 이라 강조했을 때만 해도, “ 아, 80만이구나! 정말 대단하다!” 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제는 죄송하다는 말도 없이 100만이라고 했고, 또 150만이라고 했다. 나도 정확히 모르겠다. 많이 모인 것만은 사실이다.

2. 촛불혁명은 대한민국 최고의 문화상품이며 국가 제일의 브랜드다.

우리는 유명한 드라마로 한류가 시작되었다 들었다. 그 다음 강남스타일이 떴다. 이제는BTS에 전 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하고 있다. 이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나로서는 알 수 없다. 하여튼 드라마와 젊은 노래그룹이 한류의 중요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 허나 나의 생각은 다르다. 진정한 한류, 대한민국 최고의 브랜드는 역시 ‘촛불혁명’다.

여기에는 춤과 노래가 있고, 함성이 있고, 명연설이 있고, 고백과 탄식과 위로가 있다.  격려가 있고, 웃음이 있고, 해학이 있다. 미래에 대한 열망이 있고, 약속이 있다. 참가자 모두의 다짐과 결의가 있다. 세상에 이것을 능가할 종합예술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해외여행을 좋아하는 국민들이 많다. 이제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독일, 아니 저 남미 아르헨티나와 아프리카 이집트로 여행을 다니는 동포 여러분들, 이 전보다 훨씬 고개에 힘주고 다니셔도 된다. 전 세계에 계신 많은 해외동포들, 조국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시라. 대한민국은 인류역사에 보기 드문 촛불혁명을 이룬 나라다.

3. 촛불혁명은 국민적 healing 장이다.

그간 몇 개월 동안 많은 국민들은 저 자한당, 기레기떼, 검찰 등의 난동, 파행, 광분에 의해 모두가 일종의 정신적인 고문을 받고 살아왔다. 법과 상식과 질서, 온기가 있는 밝은 인간세상이 아니었다. 비극이나 희극도 아니고 일종의 익살극이고 광대놀음이었다. 아니 좀비들의 행진이었다. 이건 도대체 이성과 상식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사회 현상이었다. 억지로 비유를 해보자면 유태인을 대량학살하고 제 2차대전을 선동하던 독일 히틀러시대의 광분에 가깝다 할 것이다. 전 국민을 정말 보기 싫은 저질 드라마를 보도록 강요했다. 따라서 많은 국민들은 심한 분노, 원통함, 격분을 꾹꾹 참고 살아야 했다. 심리적으로 초기 정신병상태로 내몰리고 있었다.

그런데 100만명 이상이 함께 모여 “대한민국 국민은 자한당, 기레기, 개찰, 미세먼지가 없는 세상에 살 권리가 있다!” “ 올쏘!”, “여러분, 열받아서 나왔죠? 속터저서 나왔죠? 해도 해도 너무해서 나왔죠?” - “ 예”,
“ 우리가 노무현이다. 우리가 문재인이다. 우리가 조국이다. 우리는 승리한다! ” - “와~~”라고 모두 외쳤다.

이 함성으로 모든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억압된 분노를 한 방에 날려버린다. 통쾌하고 장쾌했다.  참여시민들은 하늘에서 내린 성령의 축복으로 기운받은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뜨거운 열망, 외침, 노래, 동지적 연대감이 집단적 정신치료를 가져온 것이다. 심리학자들과 정신과의사들은 21세기 심리치료의 새로운 방법으로 우리의 촛불혁명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4. 촛불혁명은 참다운 언론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가장 치명적인 암이 있다면 그것은 조.중.동과 여러 종편을 비롯한 쓰레기 언론이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소위 ‘조국전쟁’ 내지 ‘조국블랙홀’ 과 연관된 수 많은 기사, 논평, 사설, opinion등이 연일 쏟아졌다. 여러 신문과 방송에 언급된 ‘조국전쟁’의 참된 본질은 과연 무엇이었던가?사실 너무나 많이 언론에서 떠들다 보니 이성적이고 상식과 균형을 유지하고 사는 국민들도 혼란스럽게 되어 버렸다. 이제 진. 위를 가리고 선. 악을 구별하기도 힘들었다.

거짓말을 수십 번 들으면 사람은 그것을 진실로 믿게 된다. 인간의 심리작동 방식이 그렇다. ‘조국전쟁’의 본질은 무엇인가? 자한당, 쓰레기 언론, 검찰 등 적폐세력들이 합종연횡하여 달성하려던 목적은 복잡하지 않다. 단순명료하다.

“조국을 사퇴시키고, 문재인 정부를 흔들어 내년 총선과 다음 대선에 승리하자.” 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박근혜 없는 박근혜 정권’을 회복하려는 것이다. 이명박근혜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이번 촛불혁명은 등단한 여러 연사들의 발언을 통해서 이 점을 정확하게 지적했다. 이제 대부분의 언론을 보지 않아도 좋다. 주말 촛불집회에 나와 보라. 나라 현실을 적확하게 볼 수 있다.

5. 촛불혁명은 조국과 그의 가족을 격려하고 위로했다.

고백하자면 나는 조국에 대해 잘 모른다. 그저 ‘잘 생기고 서울대교수이고 사회참여하고 비판적인 지성인’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사태는 조국에 대한 강요된 학습을 하게 만들었다. 이제껏 나온 모든 의견과 견해를 종합해보면, 적어도 나에게는 조국은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훌륭하고 믿을만한 사람으로 보인다.

우리는 1894년 간첩혐의로 몰려 프랑스 전국을 뒤 흔들었던 ‘뒤프레스 사건’을 들은 적이 있다. 에밀 졸라 같은 작가가 분연히 일어서서 용감히 발언하여 까까스로 진실을 밝혀내었다. 개찰과 자한당, 일부 쓰레기 언론은 조국을 마치 ‘뒤프레스’처럼 몰아갔다.

한 사람으로서 내가 매우 가슴아픈 것은 조국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그의 각시와 두 자녀가 겪어야 했던 수난이다. 과연 그동안 이 가족들이 감당해야 했던 엄청난 정신적 압박은 얼마나 될까? 누구도 가늠할 수 없다. 이 가족이 절망하여 큰 일 내지 않고 오늘까지 버텨 준 것만 해도 참으로 대견하고 감사할 일이다.

이번 촛불집회에서는 100만이 넘는 시민들이 계속 외쳤다.
“ 조국수호!” “ 조국수호” “조국수호”
“우리가 조국이다!” “우리가 조국이다!”
조국과 그의 가족들이 큰 힘과 용기를 얻고 그간 고초에 대해 위로받았으리라 믿고 싶다.

6) 촛불혁명은 대한민국의 운명이다.

이제 돌이킬 수 없다.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은 촛불을 떠나 이야기할 수 없게 되었다. 촛불혁명이 대한민국의 역사요, 한 반도의 역사다. 촛불혁명은 대한민국 정체성 형성에 중요 요인이다. 지표 아래 저 깊은 곳에서 끓어올라 분출하는 활화산처럼, 수 천년 온갖 고통과 시련을 겪은 한민족의 DNA 깊은 곳에 내재된 새로운 세상, 개벽세상을 향한 참을 수 없는 열망의 장엄한 분출이 시작되었다. 촛불혁명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은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다.

수백년 산 불사조가 자신을 태우고 그 재에서 다시 새 생명으로 탄생한다고 한다.  성충은 캄캄한 번데기 속에서 오랜 시간 견디다가 막을 터뜨리고 나비가 되어 푸른 창공으로 비상한다. 대한민국은 촛불혁명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인도 시인 타골이 말했던 것처럼, 대한민국은 ‘동방의 등촉’ 이 되어 찬란하게 빛날 날이 다가오고 있는가?

촛불혁명은 너와 나의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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