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율
[김홍배 기자] 보수 진영뿐 아니라 진보 세력 내에서도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1일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조 장관과 그를 지지·두둔하는 친문(親文) 진영 지식인 집단을 직설적으로 비판한 것에 대해 “의도적이었으며 들으라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 내용을 처음 말한 것도 아니고 참여연대 텔레그램방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민단체의 본연의 임무는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을 감시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참여연대는 참여연대 출신들에 대해 입을 막고 어떤 감시행위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행위가 조국 사태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조국 법무부 장관도 참여연대 출신이고, 이분에 대해선 남들보다 더 가혹하고 신랄하게 감독을 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SNS에 글을 “의도적으로”, “맨정신”에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언론이 조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에 관해썼지만, 참여연대는 단 한줄도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 나가지 않았다”며 “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이 바로 그것”이라고도 설명했다.

그는 ‘사모펀드 의혹이 불확실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나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이라며 “수일에 걸쳐 몇 명이 밤샘하며 분석했고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더 크게 발전될 수 있다고 봤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법인 등기부등본, 전자공시시스템, 유로화된 신용정보 제보자료 등을 봤다. 어느 언론사보다도 더 깊고 넓게 공부했다”며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고 더 크게 발전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도 맡아왔다. 그는 삼성그룹 승계 문제 공론화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한 사건 보고서 발표 등을 주도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조국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묵살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참여연대는 2일 오후 10시 43분께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일부 언론이 참여연대가 조국 장관 가족의 사모 펀드 관련하여 증거가 있는데도 의혹을 무마시킨 것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님을 분명하게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사모펀드 관련 의혹에 대해 경제금융센터 내부에서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했다"며 "이 내용에 대해 김경율 회계사처럼 권력형 범죄 혐의로 보신 분들도 있고, 그런 주장을 하기엔 여전히 확인돼야 할 부분이 있다며 판단을 달리 하신 분들도 있어 어떤 결론도 도출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금융센터에서 논의 중이던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 상임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다룬 적이 없으며, 일부 언론 주장처럼 '증거'가 있었음에도 이를 묵살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 박상인
한편 2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도 조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교수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조 장관이 물러나기에는 지금이 가장 적절하다”며 “그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곧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일 뿐만 아니라 조 장관 본인도 수사대상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검찰에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하려면 현재 시점에서 법무부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경실련 등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며 재벌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등 대표적인 진보 성향 학자로 꼽힌다. 

박 교수는 “사회가 양 극단으로 분열돼 합리적 의심이 사라지고 모든 관심이 정쟁으로만 쏠리게 된 원인은 결국 조 장관 임명에서 시작됐다”고 비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박 교수는 “대중을 동원하는 경쟁은 그만두고 정부와 여당이 국정 운영을 풀려면 조 장관이 자진 사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번 수사과정에서는 기존 검찰권 행사에서 지적됐던 문제가 일부 드러났다”면서도 “검찰이 개혁에 저항하면서 무리한 수사를 하고 나온다 해도 국민 여론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장관은 검찰 개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겠다고 했지만 개혁안은 거의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조 장관 사퇴로 검찰 개혁의 물꼬를 트고 생산적인 논의로 나아갈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앞서 김경율 전 위원장 또한 진보 진영 내에서는 처음으로 조 장관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주목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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