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 수 8억4500만명, 세계 관광산업의 성장. 반대로 시위와 내전, 관광자원 훼손과 기상이변으로 인한 관광산업의 위축.

올해도 세계 관광산업은 적지 않은 이슈를 낳았다. 여행 가격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가 음과 영이 뚜렷했던 세계 여행계 이슈 10가지를 선정했다.

◇미국 FAA, 비행기 이착륙시 모바일 기기 사용 허용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비행기 고도가 1만 피트(3048m)보다 낮을 경우 주파수 간섭으로 항공기 장비에 영향을 미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로 모든 전자기기 사용을 규제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이착륙 시에도 자유롭게 MP3 플레이어, 전자책, 태블릿PC 등 모든 모바일 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여전히 기내에서 휴대폰을 이용한 음성 및 데이터 통신은 제한된다. 이번 조치로 인해 기내 휴대폰 통신 서비스가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FAA의 이러한 결정은 다른 국가의 규제 완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세계 관광지도 격변

눈 부족으로 폐장하는 알프스 스키장부터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 '하이옌'으로 인한 유적지 훼손까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가 관광산업의 지도를 바꿔놓고 있다. 뛰어난 설질과 만년설로 유명한 알프스의 스키장들은 유례없이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눈이 쌓이지 않자 결국 개장을 미루거나 폐장을 검토 중이다. 아시아 지역을 강타한 태풍은 대규모 여행 취소로 이어져 해당 국가의 관광산업 침체로 이어졌다. 특히 필리핀 중부지역을 강타한 슈퍼 태풍 하이옌은 필리핀 관광산업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쳤다. 최근 115년 만에 이집트에 폭설이 내렸고, 열대기후인 베트남에도 20㎝가 넘는 눈이 내렸으며, 스웨덴은 겨울 온도가 영상 10도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기상이변이 잇따르고 있다.

◇해외관광업계 큰손으로 부상한 중국인 여행객

2012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해외관광 지출국에 오른 중국은 국제연합 세계관광기구(UNWTO) 조사결과 올해에도 해외여행자 수가 지난 9월까지 전년대비 22% 가량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중국인 해외여행자는 약 9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여행사가 불합리한 저가상품으로 고객을 모집하거나 쇼핑 등 별도 항목으로 부당한 이익을 챙기는 것을 금지하고 쇼핑장소도 지정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담은 여유법 발효로 인해 성장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실제 여유법이 시행된 10월에 대만을 방문한 중국인 여행객은 전년동기대비 30.57%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저가항공, 아시아 여행시장에서 승승장구

라이언에어, 이지젯, 부엘링, 에어베를린 등과 같은 저가항공이 보편화된 유럽에 이어 아시아 시장이 저가항공사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는 에어아시아, 스쿠트항공, 피치항공, 세부퍼시픽, 제스트, 스카이윙즈, 비즈니스에어 등 아시아 저가항공사들이 신규 출항 및 노선확대를 통해 영향력을 크게 확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014년에는 대만과 홍콩계 항공사들이 저가항공 시장에 새롭게 뛰어들면서 아시아 시장에 최소 10개 가량의 신규 저가항공사가 서비스를 시작할 전망이다.

◇모바일 기기 통한 여행 검색 및 예약 비중 급증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항공권, 숙박, 관광지 입장권 등 여행상품 예약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스카이스캐너 방문자의 50%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접속하고 있으며, 모바일 기기로 구글에 접속해 호텔을 검색하는 여행객들도 전년대비 68%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태블릿PC를 통한 호텔 검색은 180% 가량 폭증했다. 에릭슨AB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까지 스마트폰 사용자가 56억명, 즉 세계인 10명 중 6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전망이다.

◇기내 무선인터넷 서비스 빠르게 확산

느린 속도, 비싼 비용, 그리고 각종 규제 때문에 주춤하던 기내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기술적 진보와 규제 완화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가 가장 널리 상용화된 시장은 단연 미국으로, 미국 국내선 항공기의 38%가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올해는 미국의 저가항공사 제트블루가 더욱 빨라진 초고속 와이파이 서비스를 시간당 9달러 수준에 선보이면서 주목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중국 항공사 중 최초로 에어차이나가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는 점차 필수 기내 서비스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대규모 시위와 내전에 따른 관광객 감소 및 문화유산 훼손 심각

이집트, 태국, 시리아 등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와 내전으로 인해 각국에서 자국 여행객 보호를 위해 여행제한 혹은 여행주의 조치를 취함에 따라, 일부 인기 여행지가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고대 유적의 메카로 불리는 이집트는 대규모 유혈사태로 관광객이 급감했으며, 태국 또한 반정부시위가 격화되면서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오랫동안 내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시리아는 세계문화유산 상당수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항공권 구매 전쟁 개막

이달 초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을 위한 조추첨이 완료됨에 따라, 각국 축구팬들의 브라질행 국제선 및 국내선 항공권 구매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브라질의 경우 워낙 큰 나라이다 보니 한 경기장에서 다른 경기장으로 이동할 때 항공기를 통한 이동이 필수다. 일부 노선은 월드컵 기간 중 항공료가 최대 10배 이상 폭등했거나 벌써부터 매진이어서 추가노선을 논의 중일 정도다. 이와 함께 월드컵 특수를 노린 숙박시설들도 비용 인상을 검토 중이어서 브라질 월드컵 여행이 결코 저렴한 남미여행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과의 공존을 통한 현명한 여행법, 생태관광 부상

'세계의 허파'로 불리는 남미 아마존의 삼림부터 세계자연유산의 한몫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우리나라 제주의 오름(기생화산)에 이르기까지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에는 항상 그만큼 생태계의 훼손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인류의 자연유산을 그대로 지키면서 지속적인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등장한 생태관광(eco-tourism)이 올해 세계적으로 더욱 확산됐다. 특히 히말라야, 세랭게티, 아마존 등 심각한 훼손이 우려되는 국가들의 노력이 두드러졌다. 세계 관광산업의 발전과 지속가능한 자연유산 보호에 앞장서는 ESTC(Ecotourism and Sustainable Tourism Conference)가 케냐 나이로비에서 45개국, 600여명의 전문가가 모인 가운데 열렸으며 내년에는 브라질의 보니토에서 9번째 만남을 가진다.

◇아메리칸 항공과 US에어웨이 합병, 세계 최대 항공사 탄생

지난 11월 아메리칸 항공과 US 에어웨이의 합병이 최종 허가되면서 세계 최대 규모 항공사가 탄생했다. 미국 법무부가 독점 금지법과 관련해 반대 소송을 제기하면서 불가능해 보였지만 공항 이착륙 권한 중 일부를 소규모·저비용 항공사에 양보하는 조건으로 합병 절차를 완료했다. 이번 합병으로 아메리칸 에어라인 그룹은 56개국, 336개 도시에서 하루 약 6500편의 노선을 운항하게 된다. 하지만 두 공룡 항공사의 합병 소식으로 인해 미국 4대 항공사(아메리칸 항공, 델타항공, 사우스웨스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과점 체제가 굳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 세계 최대 규모 항공사 출범으로 인한 항공업계 변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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