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목포,영암 구원파 밀집지역 집중수사

 
유병언(73·지명수배) 전 세모그룹 회장이 전남 일대에서 도피행각을 이어가는 가운데 검찰이 주요 은신처를 집중 수색하며 추적의 고삐를 죄고 있다.

1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전남 해남과 목포, 영암 등을 중심으로 유 전 회장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곳을 압축하며 점차 수색 범위를 좁혀가고 있다.

검찰은 전남 지역에 유 전 회장의 측근이 보유한 염전, 농장, 다원이나 구원파 신도가 비교적 많다는 점에서 유 전 회장이 아직 이 지역에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해남군에는 우정영농조합이 보유한 매실농장과 부동산이 있으며 이미 지난 8일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무안군에도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가 감사를 역임했던 호일영농조합의 땅이 있다.

전남 신안군에는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씨의 측근 김모씨가 염전을 운영 중이며 완도군 보길도에는 '하나둘셋농장'과 유 전 회장 일가 소유의 부동산이 있다.

검찰은 주로 해남이나 목포, 영암 쪽에 위치한 구원파 신도의 집이나 조력자들이 마련해 준 거처에 숨어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샅샅이 수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남 영암군과 해남군 일대에서는 지난달 30일 유 전 회장의 측근인 금수원 이석환(64·잠적) 상무 측 승합차와 이를 뛰따르는 1t 트럭이 지역 곳곳의 폐쇄회로(CC)TV에서 발견됐다.

특히 당일 아침 영암군의 한 휴게소 폐쇄회로(CC)TV에서 포착된 승합차가 8시간이 지난 같은 날 오후 5시께 해남군에서 발견돼 그 사이에 유 전 회장이 새 은신처를 구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주요 항구나 해안가를 따라 도주하는 점에 비춰 밀항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대구 지역의 한 남성이 전남 완도의 선박중개업자에게 배를 빌릴 수 있는 지 문의한데 이어 이달 초 유 전 회장 측 부탁을 받은 해남의 조직폭력배가 부산의 조직폭력배에게 큰 배를 빌릴 수 있는 지를 수소문한 사실에 검찰은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주요 밀항 루트를 점검하며 항구 검문검색과 해상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해남, 무안 등 해안가와 인접한 전남 13개 시·군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 폐쇄회로(CC)TV나 여객선 입출항 대장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이 구체적인 은신처나 도주 경로를 특정하지 못해 유 전 회장이 이미 다른 지역으로 도주했거나 밀항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 전 회장이 외국 여권으로 해외로 도피했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유 전 회장은 프랑스에서 사진전을 3차례 가졌지만 국내 출입국기록은 없어 외국 여권을 사용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유 전 회장을 찾기 위해 검문검색과 수색을 강화하자 곳곳에서는 수사팀의 추적을 따돌리거나 방해하는 모습도 일부 감지되고 있다.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순천지역 총무 최모(49)씨는 지난달 말 검경의 두 차례 압수수색 이후 '누군가가 농장 건물에 불법 침입했다'는 허위 신고로 수사에 혼선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외부인의 건물 침입을 알아채기 위해 자신들만 알 수 있도록 설치해둔 특정 표시가 흩어져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표시 방법은 함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신도들은 유 전 회장이 은신했던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 주변을 맴돌며 무전기로 상황을 보고하거나 수사팀 차량을 미행하는 등 검경의 수사 동향을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지난 8일 범인도피·은닉 혐의로 체포한 구원파 순천지역 총무 최모씨 등에 대해서는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같은 날 체포한 우정영농조합의 매실농장 관리자 이모씨 등은 조사 후 석방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