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편집국장/대기자
[심일보 대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전격 사퇴 후 첫 주말인 19일, 자유한국당은 오후 12시30분부터 세종문화회관 앞 3개 차로를 막고 대규모 장외집회를 연다. 이들은 사전집회를 마친 뒤 오후 1시부터 본 집회를 열고, 오후 2시30분부터는 효자 치안센터까지 행진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국당은 주말 집회의 규모를 지난주 집회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당 소속 의원과 당협위원장, 의원 보좌진에게는 ‘총동원령’까지 내렸다. 한마디로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라는 지도부 의지의 표현이다

황 대표는 전날(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사태 66일 동안 기본의 힘을 보고 느꼈다. 국민을 정권 연장을 위한 도구로만 생각하는 문재인 정권을 보면서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투쟁을 통해 쟁취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나라를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 저는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

실제는 ‘반조국 투쟁’으로 축적된 동력을 총선 국면까지 이어가 ‘정권 심판론’으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게 황교안 의 셈법이다. '광장 민심’을 등에 업고 원내의 열세를 극복해보겠다는 의도도 담겨있다.

이날 한국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이후 검찰개혁이 화두로 뜬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당 입장을 홍보할 예정이다. 특히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정국 핵심 화두로 뜬 가운데, 장외 여론전을 통해 '공수처 절대 불가' 이유를 설파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광화문 10월 항쟁’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광장정치에 대한 지도부의 집착에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조 장관 퇴진으로 투쟁 명분마저 약해진 터에 대규모 집회를 국정감사 기간에 이어가는 것은 대중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

‘조국 사태’를 겪으며 달아오른 진영 간 장외 세 대결에 대해 국민적 피로감이 높은 시점에서 '과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란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또 국정감사가 한창인 결정의 시간에 국고지원금을 받는 공당이 동원 집회한다는 게 어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무능 위선 文정권 심판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광화문 집회' 사진을 배경으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제1 야당이 민생 현안을 외면한 채 강제 동원 집회에 골몰하며, 국론을 분열시키는 '막가는 정치'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에 한 네티즌은 "한국당이 이같은 광장정치을 이어가면 총선 필패라는 자충수를 두는 꼴"이라고 했다.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 역시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패스트트랙 때도 강경 투쟁만 고집하다 결국 민주당의 고립 전술에 당했다. 지도부가 장외집회 말고 뚜렷한 전략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어쨌건 오늘 광화문 집회는 조국 법무부 장관이 물러나고 펼쳐진 '포스트 조국' 정국에서 장외투쟁의 동력을 얼마나 이어나갈 수 있을지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지만 민심이 떠나는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

한마디로 물 들어 올 때 노 저어가다 큰 코 다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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