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바그다디
[김홍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기준) 오전 백악관에서 알바그다디의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하면서 미군의 작전 경과를 설명했다.

미국 CIA는 약 한달 전부터 쿠르드족으로부터 정보를 입수하며 알바그다디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 그 결과 CIA는 2주전 그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이번 작전을 승인하기 전 불과 3일 전에 알게 됐다.

 
이슬람국가(IS) 수괴 제압 작전은 전날인 26일 오후 5시 8대의 헬기가 중동 모처에서 날아오르며 시작됐다. 헬기에는 세계 최강 특수부대로 꼽히는 델타포스를 포함한 미군 엘리트 병사들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들은 1시간10분의 비행을 거쳐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매우 위험한 지역'이라고 표현한 구역을 지났다.

백악관 발언록에 따르면 미 병력들이 바그다디 은신처로 도달하기 위해 지난 구역에는 러시아 영공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믿기 힘든 총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었다"며 "러시아가 우리를 훌륭히 대했다. 그들이 마음을 열었다"고 했다.

 
아울러 CNN에 따르면 일부 병력은 이라크 내 여러 지점에서 작전 지역으로 이동했으며, 여러 대의 미국 항공기와 선박도 동행했다. 미 항공기들은 병력을 수송하던 헬리콥터들이 총격을 받자 곧장 대응사격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IS 대원들이 사살됐다.

바그다디의 은신처에 도달한 미 병력은 먼저 벽을 파괴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입구에 설치된 부비트랩을 피하기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무거운 벽을 폭발시키고 건물 안으로 진입로를 뚫었다"며 "문자 그대로 (불과) 몇 초가 걸렸다"고 치켜세웠다.

 
알바그다디는 자신의 어린 아이들 3명을 데리고 은신처의 지하와 터널로 도망쳤다. 미군은 막다른 터널에서 알바그다디에게 투항할 것을 종용했지만 그는 자살폭탄조끼를 터트려 자신들의 아이들과 사망했다. 최소 2명의 IS 대원들과 11명의 어린이들이 이 과정에서 체포됐으며, 바그다디의 부인 2명이 사망했다. 사망한 부인들은 모두 자살폭탄 조끼를 입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투입된 군견 한 마리가 다쳤지만 특수 부대원은 아무런 부상을 입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현장에 자살폭탄 공격에 대비해 사람 대신 투입될 로봇도 배치돼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작전이 순식간에 전개되며 로봇은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로봇 대신 활약한 건 '군견'이었다. 바그다디는 군견들이 달려들자 세 명의 자녀들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데드 엔드'라고 묘사한 동굴 속으로 피신했으며, 막다른 골목에 이르자 결국 자살폭탄 조끼를 터뜨렸다. 'K-9'라고 불리는 군견이 폭발로 부상을 입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상당한 군견을 향해 "아름다운 개, 재능있는 개"라고 찬사를 보냈다.

 
당시 폭발로 인해 바그다디의 시신은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그가 피신한 동굴도 무너져 작전 병력들이 시신에 접근하기 위해 잔해를 치워야만 했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 작전 완수 15분 만에 사망자가 바그다디라는 DNA 결과가 도출됐으며 미군이 그가 사망한 시리아 이들립에서 시신 일부를 가져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개처럼 죽었다. 그는 겁쟁이처럼 죽었다"며 "세계가 이제 보다 안전한 곳이 됐다"고 소감을 표했다. 그는 또 "바그다디는 (죽기 직전) 비명을 지르고, 울고, 훌쩍이고 있었다"며 "겁에 질려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IS 수괴의 '최후'를 묘사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알바그다디의 시신은 2011년 미군에 의해 사망한 오사마 빈 라덴과 같은 장례절차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알카에다 우두머리였던 오사마 빈 라덴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바다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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