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전 법무부장관 동생 조모씨가 3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홍배 기자] 웅동학원 허위 소송 및 채용 비리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동생이 31일 두 번째 구속 심사를 받았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동생 조모씨의 구속 심사가 6시간가량 진행된 뒤 종료됐다. 조씨 측은 구속 심사에서 채용 비리 혐의는 인정하되 나머지 혐의는 모두 부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씨는 이날 오전 10시10분께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영장실질심사는 신종열(47·사법연수원 26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오전 10시37분부터 시작됐고, 오후 4시35분까지 6시간가량 진행됐다.

오후 1시께 휴정한 사이 조씨는 변호인 등과 함께 배달 온 김밥으로 점심 식사를 해결했다. 구속 심사는 오후 2시께 재개돼 오후 4시35분까지 진행됐다.

지난 구속 심사 전부터 목 뒤 통증을 호소했던 조씨는 이날 심사 중 재판부의 허락을 받아 막간의 휴식을 취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장판사는 검찰과 조씨 측의 의견을 참조하고 기록을 검토한 뒤 이날 늦은 밤 또는 다음 날 새벽에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신 부장판사는 교사채용 지원자들에게 돈을 받아 조씨에게 전달한 브로커 중 1명인 조모씨(구속기소)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브로커 박모씨도 역시 구속기소된 상태다.

구속 심사를 마친 조씨는 '혐의 소명을 충분히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금 한 편이다"고 답했다. '건강 문제 위주로 말했는지' 등의 질문에는 "아니다. 여러 가지로 답변을 했다"고 설명했다. '허위 소송 의혹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했는지' 등 물음에는 "몸이 좋지 않다"고만 답한 뒤 구치소로 이동하는 차량에 탑승했다.

조씨는 구속 심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 측 변호인은 "채용 비리 혐의 관련 돈을 받고 시험 문제를 유출한 것은 사실이어서 인정하고 나머지는 부인했다"라며 "공범의 도피를 지시하거나 강제집행면탈 등 혐의는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관련자들의 진술 증거를 제시하며 조씨의 혐의 입증에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 측 변호인은 "우리한테 제시하지 않은 증거를 많이 내놨다. 주로 진술 증거들이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최후 진술에서 건강 문제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은 "죄를 지은 부분은 인정하고 있는데 몸이 안 좋아 상황이 나빠질 수 있어서 치료를 받으면서 조사와 재판을 받고 싶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조 전 장관 일가가 운영하는 학교법인 웅동학원을 상대로 허위 소송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과거 조씨는 건설업체 고려시티개발을 운영하며 웅동학원의 신축 공사 하도급을 맡은 뒤, 지난 2006년과 2017년 공사대금을 달라며 웅동학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웅동학원은 두 차례의 소송에서 무변론으로 일관해 패소했는데, 조씨가 소송 사무를 담당한 사무국장이었다는 점에서 허위 소송 의혹이 제기됐다. 이 소송으로 이자 등을 포함해 100억원 상당의 채권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조씨는 지인 박모씨 등을 통해 2016~2017년 웅동학원 채용 희망자 2명으로부터 2억1000만원을 받고 교사 시험 문제지와 답안지를 빼돌려 전달한 혐의(배임수재·업무방해) 등도 있다.

검찰은 영장을 재청구하면서 강제집행면탈 및 범인도피 혐의를 추가했다. 웅동학원이 캠코에 갚아야 할 채무를 피하고자 조씨가 2006년 승소 뒤 채권 명의를 부인에게 넘기고 2009년 위장이혼을 했다고 본 것이다. 또 조씨가 채용비리 공범들에게 도피 자금을 주고 해외에 나가도록 한 것으로 파악했다. 박씨 등 공범 2명은 이미 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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