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웅동학원 의혹' 조국 전 법무부장관 동생 조모씨가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홍배 기자] 웅동학원 교사 채용 비리와 위장소송 등 혐의를 받는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52)씨가 결국 검찰에 구속됐다.

지난 9일 영장이 기각된 지 22일 만이다. 조씨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이 조 전 장관, 정경심(57‧구속) 동양대 교수, 모친 박정숙(81) 운동학원 이사장 등을 겨눈 관련 수사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종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1일 조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종전 구속영장 청구 전후의 수사 진행 경과, 추가된 범죄 혐의 및 구속사유 관련 자료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웅동학원 사무국장 역할을 해온 조씨는 2016∼2017년 학교법인 산하 웅동중 사회 교사를 채용하면서 지원자 2명에게 2억1천만원을 받고 시험문제와 답안지를 넘겨준 혐의를 받는다.

허위공사를 근거로 웅동학원 공사대금 채권을 확보하고 2006년과 2017년 학교법인을 상대로 위장소송을 벌여 학교법인에 100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조씨는 2006년 소송에서 승소한 뒤 채권을 부인에게 넘기고 2009년 이혼했다. 검찰은 조씨가 웅동학원에 대한 채권을 인수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강제집행을 피하려고 부인과 위장이혼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조씨는 채용 비리 수사가 시작되자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브로커에게 자금을 건네면서 해외 도피를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 4일 조씨에게 ▲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 배임수재 ▲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한편 조씨가 구속됨에 따라 조 전 장관을 비롯한 다른 가족이 웅동학원 비리에 연루됐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웅동학원은 조 장관의 부친인 고 조변현씨에 이어 모친 박정숙(81)씨가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조 전 장관은 1999∼2009년 이사를 지냈다.

검찰은 조 전 장관 PC에서 캠코의 웅동학원 가압류에 대한 법률검토 문건을 확보해 위장소송 관여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은 웅동학원 측에서 교사 채용 시험문제 출제를 의뢰받아 관련 분야 교수에게 다시 의뢰하는 등 채용과정에 일부 관여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은 출제 의뢰 시기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으며 채용 비리와도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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