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국무총리
[김민호 기자]  ‘최장수 총리’ 기록을 매일 써 내려가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연말로 예상되는 개각 때 더불어민주당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치권에는 후임자 하마평이 무성하다.

이 총리는 지난 28일 '재임 881일(2년 4개월 27일)'을 맞아 1987년 10월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재임한 국무총리가 됐다. 현재 대선주자 1위로도 주목받는 등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여권에선 이 총리가 내년 4월 15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조기에 여당으로 복귀, 이해찬 대표와 함께 선거 일선에서 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리가 '최장수 총리'가 된 것은 당사자도 인사권자도 기대하지 않은 영예였다. 그만큼 이 총리를 대체할 인물을 찾지 못한 문 대통령의 인사고민이 크다는 방증이다.

31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후임 총리로 유력하다는 설이 정치권에 퍼지면서 여의도 정가가 술렁거렸다. ‘정세균 총리설’은 전북의 한 지역신문이 30일 ‘여권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정 전 의장이 이 총리 후임으로 유력하다고 보도한 게 발단이었다.

정 전 의장이 총리로 발탁되면 비게 되는 서울 종로 지역구는 이 총리나 지난 6월 서울 은평구에서 종로구 평창동으로 이사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어받아 내년 총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거론됐다.

하지만 국가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을 지낸 상황에서 행정부를 총괄하는 총리로 가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기 때문에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 전 의장은 자신의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실 무근”이라며 “(청와대 인사검증) 동의서를 낸 적도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1일 오전 아시아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세균 의장설'에 대해 “왜 그런 이야기가 도는 지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박 의원을 '검토대상'으로 분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이 야당 소속이긴 하지만, 최근까지 조국지키기에 앞장서는 등 친여 행보를 이어왔다. 청와대 출신 여권 관계자는 "박 의원도 뜻이 있을 것이고, 제안이 오면 거부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 신임이 두터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 총리 후임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김현미 총리설’은 국토교통부가 지난 5월 3기 신도시를 발표한 뒤 일산 민심이 악화되면서 힘을 받았다. 

김 장관이 내년 총선 전망이 어두운 지역구(고양시 정) 출마 대신 이 총리 후임으로 간 뒤 2022년 지방 선거 때 전북 지사에 도전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여성 총리’는 현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낮은 20대 남성 유권자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청와대 참모들의 전언이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총리가 교체되는 만큼 총선 전략에 따라 ‘후임자 콘셉트’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를 총선 판도를 좌우할 핵심 의제로 판단할 경우 ‘경제 총리’로 가야 하고, ‘조국 사태’ 이후 불거진 진영 간 대결 구도를 해소하는 게 총선 승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보면 ‘화합형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별다른 쟁점 없이 특정 지역이 총선 승부처가 될 것으로 판단할 경우에는 'PK 총리', '충청 총리' 처럼 출신 지역이 발탁 기준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이외에 이 총리의 후임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중진인 원혜영 의원과 김진표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5선의 원 의원은 기업가 출신(1981년 풀무원식품 창업)인데다 오랜 정치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맡길 관리형 총리에 적임으로 평가된다.

또 4선의 김진표 의원은 재정경제부 장관(2003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2005년) 등을 거쳤고 문재인 정부의 집권 후반기 국정과제인 경제 살리기·교육개혁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원회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2017년 5~7월)을 지냈고, 지난해 9월부터는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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