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해 2월 8일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산지역 각계각층의 대표 33인과 간담회에 참석,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공간은 열렸으나, 구심점이 될 만한 큰 인물이 좀처럼 등장하지 않고 있는 '제3지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는 내년 4월 총선 6개월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총선 과반의석 정치세력에 대한 기대를 조사한 결과 범진보세력이 과반 의석을 차지해야 한다는 기대감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1일 밝혔다.

<미디어오늘>과 함께 지난 27~30일 실시한 조사결과보도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하기를 기대하는 정치세력으로는 ▲범진보(45%) ▲범보수(37%) ▲제3지대(9%) 순으로, 범진보 과반의석 기대감이 범보수 기대감보다 1.2배 높았다(모름/기타 : 9%). 9월말 조사와 비교하면 범진보 세력에 대한 기대감은 3%p 상승한 반면, 범보수, 제3지대 정치세력에 대한 기대감은 각각 2%p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7~30일 나흘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RDD 휴대전화 85%, RDD 유선전화 15%)을 대상으로 ARS 자동응답시스템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4.2%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근 제3지대를 둘러싼 정치권 움직임이 분주한 가운데 말만 무성했던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위한 구체적인 행보가 확인됐다.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가 오는 12월이나 내년 1월 탈당 또는 신당 창당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것.

이르면 11월말부터 12월 초 사이 바른미래당 지역구를 갖고 있는 현역 의원들이 1차 탈당을 감행하고, 탈당시 의원직을 상실하는 비례대표 의원들은 1월 하순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로드맵은 12월 17일 시작되는 21대 총선(내년 4월 15일 실시) 예비후보 등록 전 창당 작업에 착수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1월말까지 비례 의원들의 합류를 열어놔 손학규 대표 측의 비례대표 승계를 막기 위한 조치다.

앞서 유 전 대표는 지난 28일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중도-보수 정치를 새롭게 해보겠다고 하는 뜻 있는 분들과 먼저 행동하는 것이 옳다"며 오는 12월~내년 1월 탈당 및 신당 창당 등의 계획에 나서겠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또 제3지대 창당을 위해 바른미래당, 대안신당(가칭),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들과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이 만찬 회동을 가졌다..

만찬은 동교동계 출신 정대철·권노갑 고문이 주선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 고문은 평화당에서 탈당한 뒤 외곽에서 제3지대 구축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 고문은 "홍석현, 성낙인, 박영수. 세 명이 제3지대 신당의 공동대표를 맡는 체제를 구상 중"이라며 "크게 진보와 보수로 나뉜 현 시점의 정치 지형에서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 양측을 아우를 수 있는 제3지대에 앞서 거론된 세 인물을 앞세우는 게 적합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정 고문은 접촉 중인 세 사람의 영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아직 결정을 못했겠지만 앞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 우리야 희망적으로 보고 있지만 결정은 본인이 하는 것이니까"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평화당 등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부분도 언급했다.

정 고문은 최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의 식사자리를 언급하며 "많이 힘들어했다. 그런데 물러나려고는 하지 않더라. 유승민 전 공동대표에 대해선 보수 진영으로 나갈 것으로 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 웃으며 이야기 나누는 이낙연 총리와 홍석현 이사장(우)
홍 이사장은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 산업공학 석사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계은행(IBRD) 이코노미스트로, 재무장관 비서관, 대통령 비서실장 보좌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등을 거쳤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주미 한국대사관 대사를, 문재인 정부에서는 미국 파견 특사로 임명된 바 있다.

중앙일보 사장과 회장을 비롯해 한국신문협회장, 세계신문협회장 등을 지냈으며 2017년 중앙일보와 JTBC 회장에서 물러난 뒤로는 지주사인 중앙홀딩스 회장을 맡고 있다.

다만 홍 이사장은 중앙홀딩스 회장으로서 언론사 지주라는 점이, 성 전 총장은 2014년 서울대 총장 선출 당시 이사회에서 2순위였음에도 추천 1순위였던 현 오세정 총장을 누르고 선출된 것 등 박근혜 전 대통령 인사라는 인식이 있는 점 등은 걸림돌로 꼽히기도 한다.

민평당 조배숙 황주홍 의원과 대안신당 유성엽 장병완 의원 등도 10월 23일 강남의 한 식당에서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과 만찬 회동을 했다.

당시 참석자들은 향후 창당할 신당의 대표직을 맡아달라고 홍 회장에게 제안했으나, 홍 회장은 완곡하게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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