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서 맞수 태국과 다시 승부를 가리지 못했으나 조 선두를 지켰다.

베트남은 19일 오후 (이하 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5차전 홈 경기에서 태국과 0-0으로 비겼다. 박항서 감독 입장에선 더욱 아쉬울 만한 결과였다.

가장 큰 라이벌전인 만큼 경기 전부터 승리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기 때문아다.

일부 선수들의 등번호에 변화를 준 것도 상대를 혼란에 빠트리기 위한 일종의 트릭이었다. 지난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 14번을 달았던 응우옌 반토안의 등번호가 9번으로 바뀐 것을 비롯해 응우옌 투안안은 21번에서 14번, 도훙중은 9번에서 16번으로 각각 등번호가 바뀌었다. 박항서 감독이 그만큼 단단히 준비하고 나왔다는 의미였다.

안방에서 아쉽게 승점 1씩 나눠 가졌지만 베트남은 3승 2무(승점 11),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G조 선두 자리는 굳게 지켰다. 2위 태국(2승 2무 1패·승점 8)과는 승점 3 차이를 유지했다. 두 팀은 9월 태국에서 치른 경기에서도 0-0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

베트남은 그동안 월드컵 최종예선을 밟지 못했다. 최근 베트남축구협회와 3년 재계약한 박 감독이 사상 첫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이라는 또 하나의 새 역사를 앞두고 있다.

이번 경기는 한일 사령탑의 지략대결로도 큰 관심을 모았다. 태국이 박 감독이 버틴 베트남을 겨냥해 일본 국가대표 감독 출신인 니시노 아키라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베트남은 전반 28분 큰 위기를 맞았다. 태국의 코너킥 상황에서 몸싸움하던 수비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하지만 태국 키커 티라톤 분마탄이 왼발로 찬 공이 골키퍼 당반람의 다리에 걸렸다.

가슴을 쓸어내린 베트남은 전반 31분 코너킥 기회에서 부이띠엔중의 헤딩슛으로 태국 골문을 열었다. 하지만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골키퍼에게 반칙을 저질렀다는 주심의 판단으로 득점은 무효가 됐다.

베트남은 후반 들어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 7분 응우옌 반또안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시도한 오른발슛이 크로스바를 넘어가는 등 제대로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후반 중반 이후에는 베트남의 발이 무거워진 틈을 타 태국이 파상공세를 이어가며 몇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베트남은 골키퍼의 선방과 수비수들의 몸을 던진 방어로 버텨냈다.

두 팀은 결국 다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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