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 지난 19일 경기 가평군의 한 펜션에서 함께 투숙한 20∼30대 남녀 5명 가운데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펜션 내부에서는 유독가스통 등이 발견됐다. 또‘미안하다’는 내용으로 가족에게 전하는 메모가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과 수일내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성북구 네 모녀’에 이어 인천의 한 임대아파트에서도 일가족 등 4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최근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다 가족이 모두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도 잇따르고 있다. 이달에만 세 번째, 올해 들어선 20건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지난해 자살자는 1만3670명이다. 2017년보다 9.7%(1207명) 늘어난 것으로 하루 평균 37.5명꼴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국제 비교에 사용해 온 지표인 연령표준화자살률(표준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은 2018년 우리나라가 24.7명으로 OECD 회원국 1위다.

평균(11.5명)의 배가 넘는다. 2003년 이후 줄곧 1위였다가 뒤늦게 가입한 리투아니아에 잠시 선두를 내줬지만 다시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3.8명까지 치솟은 후 하락세를 보였던 자살률이 지난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게 심상치 않다.

살 의지와 희망을 잃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많은 나라는 병든 나라다. 선진국 문턱에 진입했다며 축포를 쏘기에 앞서 무엇이 잘못돼 있는지에 대한 국가적, 사회적 성찰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자살에 대한 우리는 어떤 인식을 해야 하나

유태인은 매일의 생활을 즐겨야만 한다는 가르침을 받고 있다. 인간은 매일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고, 새로운 기회로 인하여 제공되는 새로운 도전에 충만해 있다. 다시 말해 하루하루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비관하거나 후회하거나 고민하면 안 된다. 그런데 매일 조금씩 자기를 죽여 가는 사람은 이와는 정반대의 생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유태인 세계에서는 자살만큼 큰 죄는 없다. 일찍이 유태에서는 자살한 사람의 시체는 묘지에 장사를 지내는 일이 없었다. 묘지에 장사를 지내지 않는다는 것은 유태인 사회로부터 완전히 말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일 조금씩 자기를 죽이는 자는 이 세상을 즐기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자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키우고 정치권의 합의를 이끌어냄은 물론 자살에 대한 인식의 대 변화가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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